최근 홍콩에서 실종된 샤오젠화(肖建華·46)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이 수년간 체류한 포시즌스호텔이 당국의 감시를 피하려는 중국 재벌들의 은신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부유층은 최근 4년간 이어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 여파로 홍콩에서 피난처를 찾았으며 중국을 마주한 홍콩섬 북쪽에 있어 '북향 감시타워'로 불리는 포시즌스호텔을 우선 택했습니다.
여성 경호원의 수행을 받은 샤오 회장은 포시즌스호텔의 최장기 고객 중 한 명입니다.
샤오 회장이 지난달 27일 정체불명의 인사 6명과 함께 호텔을 떠난 후 중국 당국의 납치설이 제기됐지만 중국에서 당국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SCMP가 전했습니다.
샤오 회장 외에도 많은 중국 재벌이 반부패 운동을 피해 귀빈실 가격이 최저 7만8천 홍콩달러(약 1천150만 원)인 포시즌스호텔에 묵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쉬전둥(許振東) 베이다칭냐오(北大靑鳥)그룹 회장은 2014년 자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가가 당국 조사를 받자 포시즌스호텔에 숙박했습니다.
산시(山西)성 탄광업체 롄성(聯盛)에너지의 싱리빈(邢利斌) 회장도 중국 당국의 롄성에너지 조사 소식을 들은 후 포시즌스호텔에 묵었습니다. 이후 그는 산시성으로 복귀했다가 체포됐습니다.
자웨팅(賈躍亭) 러에코(LeEco) 창립자와 장시(江西)성 재벌 슝셴중(熊賢忠), 사업가 쑤다런(蘇達仁), 우창장(吳長江) NVC라이팅(雷士照明) 최고경영자(CEO) 등도 당국을 피해 포시즌스호텔에 체류한 적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재벌이 포시즌스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마카오 페리 터미널과 공항 열차역이 가까워 국내외 이동이 편리하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한편, 스티븐 로(盧偉聰) 홍콩 경무처장은 샤오 회장 실종 건과 관련해 중국 사법당국이 홍콩에서 법 집행을 하거나 샤오 회장을 강제로 연행한 흔적은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로 처장은 조직폭력배의 연루 가능성을 포함해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샤오 회장과 경호원 2명이 지난달 27일 오전 홍콩 포시즌스호텔의 서비스 아파트에서 사복 차림의 중국 공안 요원 5∼6명에 연행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빈과일보는 중국 당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위배 논란을 피하려고 홍콩 조직폭력배를 통해 샤오 회장을 연행했다고 전하는 등 보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편 밍톈그룹 관련 기업의 주가는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연휴 후 거래가 재개된 전날 상하이(上海)와 선전(深천<土+川>) 증시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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