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국내 기름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한풀 꺾인 상태여서 당분간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1만1천여 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의 평균 가격은 지난 7일 ℓ당 1천500원을 돌파한 이후 1천500원대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유가가 가장 비싼 서울에서는 휘발유의 경우 ℓ당 1천600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기름값이 2012∼2014년과 같이 2천 원대까지 올라갈까? 이런 의문에 업계는 일단 부정적인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는 기름값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 이하로 안정된다면 ℓ당 휘발유 가격이 1천700원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과거처럼 급등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 1월 2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가격은 OPEC 감산 합의 이후 한 달 만인 작년 12월에 배럴당 50달러 선에 재진입하기는 했으나 두 달째 55달러 안팎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업계는 감산에 합의한 산유국들 사이에 눈치 보기가 심해 언제든지 합의가 깨질 가능성이 있어서 감산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올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현재 가격대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1월 셋째 주에는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평균가격이 전주 대비 25.1원이 내린 ℓ당 1천442.7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 원·달러 환율 1천199원을 전제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까지 상승하는 것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휘발유의 ℓ당 평균 판매가격은 1천577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55달러 정도만 되어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나는 등 유가를 누르는 하방 압력이 커진다"며 "이런 추세라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중 1천700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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