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면서 전통적 가족의 가치가 퇴색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가 가족보다 나 자신으로, 결혼보다 동거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2일 발표한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태도 국제비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의 권위는 어떤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006년 84.3%에서 2016년 78.1%로 6.2% 포인트 떨어졌다.
'자식은 부모에게 명예가 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거나 '가계 계승을 위한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찬성 응답도 각각 74.7%에서 63.7%, 56.7%에서 40.8%로 크게 줄었다.
이 연구는 2006년과 2016년 전국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해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 자신보다 가족의 안녕과 이해를 우선해야 한다'는데 찬성한다는 응답도 79.9%에서 10% 포인트가량 하락한 69.7%다.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남성이 8.1%에서 17.2%로, 여성이 12.4%에서 24.4%로 올랐다.
'결혼한 남자가 더 행복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은 53.3%에서 51.2%로 약간 떨어진 데 비해 '결혼한 여자가 더 행복하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은 57.1%에서 46.4%로 1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결혼할 의사가 없이 함께 사는 것도 괜찮다'는 의견에 대한 반대 의견은 65.1%에서 54.5%로 낮아졌다.
결혼 적정 연령은 남녀 모두 30세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결혼 적령기'에 대한 인식도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실제 1990년 26세였던 평균 초혼연령은 2015년 31.3세로 크게 높아졌다.
보고서는 "미혼율이 높아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가족 가치관은 쇠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전통적 가치관에 기초한 현재의 가족 정책들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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