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분기 실적 분석] 사드보다 무서운 김영란법…K뷰티株 `쇼크`
입력 2017-02-02 17:50  | 수정 2017-02-02 23:56
지난해 4분기 K뷰티(한국산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이 '최순실 게이트·김영란법(청탁금지법) 리스크'로 인해 어닝쇼크에 빠졌다. 이에 비해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리스크'의 영향은 오히려 작았다. 사드 리스크에 휩싸였던 중국시장에서는 선방한 반면 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의 여파로 내수경기가 가라앉으며 안방시장에서 맥을 못 춘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K뷰티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34억원) 대비 17.2%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316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1466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연간 실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조8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창립 71년 만에 첫 '1조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4분기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내수 부진에 따른 국내 화장품 사업 실적 둔화와 치약 리콜 비용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고가 화장품 선물 수요 감소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차질은 촛불집회 영향을 받는 시내 면세점 부문에서 발생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치약 리콜 관련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도 악재"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치약 리콜 비용은 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도 연간 기준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5조6454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848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모레그룹(아모레G)전체로는 처음으로 매출 6조원(6조6976억원)을 돌파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최순실 국정 농단과 사드 배치 이슈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만 5800억원을 올린 것이 주효했다.
또 다른 K뷰티기업인 잇츠스킨도 최순실 게이트·김영란법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잇츠스킨의 별도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급감했다. 잇츠스킨 매출액의 90% 이상이 내수시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국내 소비 침체가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일호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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