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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차기 행장 선출 `시계제로`
입력 2017-02-01 18:03  | 수정 2017-02-01 22:12
신한은행(행장 조용병·맨 앞)은 1일 경기도 용인 소재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임직원과 부서장 1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올해 주요 전략을 논의했다. [사진 제공=신한은행]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인 신한은행 차기 행장 레이스가 유력 후보의 검찰 고발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이번 고발이 2010년 신한금융 내분 사태에서 비롯됐고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칫 '제2의 신한 사태'가 촉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1일 금융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고발했다. 위 사장은 현재 신한은행 후임 행장 레이스에서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어 그 파장이 주목된다.
금융정의연대는 "과거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변호사 보수로 2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위 사장 본인이 이를 지시했음에도 '하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했고, 비자금 3억원을 당시 여권 실세였던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실제 전달자를 회유하고도 법정에서는 이를 부정했다"고 검찰에 고발한 이유를 밝혔다. 당시 위 사장은 신한지주에서 공보담당 부사장을 맡아 신한 사태의 장본인이었던 라 전 회장의 '입'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신한은행은 위 사장 대신 다른 사람을 차기 행장에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발로 인해 금융계 일각에서 거론 중인 위 사장의 차기 신한은행장 유력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신한은행의 재일동포 주주 사이에서도 과거 신한 사태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며 적잖은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지주는 오는 3월 현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데 맞춰 이달 중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위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신한지주 차기 회장 레이스에 도전했다가 막판에 조 행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강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부상했다. 2010년(서진원 전 행장), 2015년(조 행장)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이다. 과거 신한 사태 당시 라 전 회장 측에서 활약했던 과거가 약점으로 꼽히지만, 자경위 핵심 멤버인 한동우 현 신한지주 회장이 위 사장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라 사실상 위 사장이 차기 은행장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말 단행한 은행 부행장 인사에서 라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됐던 일부 부행장에 대한 승진을 단행한 것도 위 사장의 차기 행장 선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은행장 선임은 차기 신한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조 행장과의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은 차기 행장 후보를 추천하는 자경위 멤버는 아니지만, 실제로 다음 행장과 보조를 맞춰 함께 일해야 하므로 조 행장의 의견이 상당 부분 고려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 행장은 차기 신한지주 회장에 내정된 이후 신한은행장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신한은행장으로는 위 사장 이외에도 임영진 신한지주 부사장,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고발의 배경인 신한 사태는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당시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내분 사태다. 라응찬 당시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이 신 사장을 밀어내기 위해 소송전을 벌인 것은 결국 세 명 모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초유의 결과로 이어진 바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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