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리브영이 중소 브랜드에 `러브콜` 보내는 이유가
입력 2017-02-01 15:52 
올리브영 부산광복본점에 마련된 '즐거운 동행존'. 이 곳에서는 제주에 생산 공장을 둔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 판매가 단독으로 이뤄진다.

국내 헬스뷰티스토어 1위 업체인 올리브영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제품 비중은 얼마나 될까.
1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입점된 협력업체 가운데 70~80%가 단독매장을 내기 어려운 중소 브랜드다. 인지도는 낮지만 '봉고데기' '스펀지퍼프' '돼지코팩' 등 올리브영에서 소위 '대박' 난 제품은 부지기수다.
이들 중소 브랜드는 입점 초기 성공 위험도를 감수하더라도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가성비를 갖춘 것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올리브영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제품보다 중소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5월 지역상생 브랜드 '리얼'을 론칭해 지역 중소기업 상품을 전문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에 문을 연 두 번째 플래그십 매장인 부산 광복본점에는 '즐거운 동행존(zone)'을 마련해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했다.

리얼의 경우 상품 선정 단계에서부터 올리브영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참여한다. 리얼 브랜드는 중소기업의 톡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살리면서 올리브영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상생 협력의 일환인 것이다.
소비자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는 사업 취지에 호응해 출시 100일 만에 매출은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신제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판매매장 또한 기존 8개 매장에서 15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부산 광복본점에 마련된 '즐거운 동행존'에는 제주 화장품 브랜드 제품 13종이 새로 선보였다. 오는 3월부터는 제주 지역 매장과 올리브영 공식 온라인숍으로도 판매처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기업 제품과 손을 잡고 제품 입점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는 매장의 다양성 추구를 꼽을 수 있다. 기존 매장의 제품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좋고 독특한 발상으로 무장한 중소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상생 협력을 추구함으로써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올리브영은 중소 브랜드들의 입점 의존도가 높아 종종 상품기획자(MD) 갑(甲)질 구설수에 휘말리는 악재를 겪는다. 때문에 중소 업체들의 성장을 후원하고 매장 판로를 지원한다는 면에서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어 유용한 전략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형 화장품업체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기 보다는 안전성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반면 신생기업이나 중소화장품의 경우 시선을 끌기 위해 이색적인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면서 "이미 메디힐, 페이스인페이스, 아이소이 등의 성공 사례를 확보한 만큼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중소기업을 찾는 올리브영의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