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대 건축학과 연구팀, 한옥 특성 살려 `레고`같은 경복궁 조립모형 개발
입력 2017-02-01 15:37 
전봉희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옥만의 독특한 조립식 구조를 살려 개발한 경복궁 근정전 100분의 1 조립모형 [사진출처 = 서울대 공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연구진이 한국 전통 목조건축의 조형원리와 구축기법을 그대로 반영해 경복궁 근정전을 100분의 1 비율로 축소한 조립모형 시제품을 개발했다.
1일 서울대 공대 전봉희 건축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옥만의 독특한 조립식 구조를 살린 경복궁 근정전 조립모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다수의 한옥 모형들이 단순히 외관과 분위기만 한옥과 비슷하게 연출하고 있는 반면 이번에 개발된 조립모형은 한국 전통 목조건축의 조형원리와 구축기법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근정전을 대상으로 개발된 이번 조립모형 시제품은 가구식 목조건축의 구축원리를 공유하는 한·중·일 동아시아 3개국의 모든 목조 건축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이번 조립키트는 덴마크의 '레고'와 같이 아동을 위한 조립키트로서의 상업적 가능성도 갖고 있다. 한국 건축 고유의 특성을 지닌 부재와 결합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어 공간지각력 발달을 위한 교육용 놀이도구로서 활용도가 크다. 못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한국 전통 목조 건축의 특성을 살려 가공된 부재들은 별도의 접착제 없이 조립되기 때문에 여러 차례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조립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목조 건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봉희 교수는 "여러 부재를 조립해 한 채의 건물을 만드는 조립식 건축이라는 점에서 덴마크의 레고와 유사하지만 돌이나 벽돌을 쌓아 만드는 서양의 조적식(組積式) 구조와는 달리 모재나 철재 등 가늘고 긴 재료를 조립해 지탱하는 한옥만의 독특한 가구식 원리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블록을 이용한 제품들과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조립모형 시제품 개발을 위해 연구진은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운 구축원리가 적용된 근정전 목조가구의 맞춤과 이음 방식을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하고 축소모형에 최적화된 결구방식을 채택해 총 3537개의 부재들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이 부재들은 2D 도면화 작업을 거쳐 레이저커팅기를 이용해 절삭 가공된 뒤 손으로 조립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했다.
연구진은 본 조립모형의 제작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한국 전통목조건축 교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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