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달 4조원대 M&A 큰場 열린다
입력 2017-01-26 16:06  | 수정 2017-01-26 17:51
◆ 레이더M ◆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한 SK그룹의 LG실트론 전격 인수 결정과 금호타이어 우선협상자 선정 소식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인수·합병(M&A) 시장이 설 연휴 이후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텍사스퍼시픽그룹(TPG), MBK파트너스,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간 경쟁으로 압축된 산업용 가스 생산기업 대성산업가스 인수전이 설 연휴 직후 본격화된다. 우선 2월 초 예정된 본입찰에서 매각 측인 대성합동지주와 골드만삭스가 원하는 1조원대 중반 이상 가격을 제시하는 후보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일단 시장에서는 자금력과 인수 경험을 감안할 때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PEF 운용사 TPG 간 2파전을 점치고 있다. 인수 실탄 마련 준비도 마친 상태다. TPG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등을 통해 인수금융 지원을 받을 예정이며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우리은행 등이 인수금융 주선사로 나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옛 이트레이드증권)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낸다. 최대주주로 지분 약 85%를 보유한 LS네트웍스는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해온 자회사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공개매각 방식으로 전환하고 본격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 LS네트웍스와 매각 주간사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위해 국내외 10곳 안팎의 잠재 인수 후보들과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을 진행 중이다. 매각 측은 조만간 이들 잠재 인수 후보 측에 상세 내용이 담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설 직후 2월 초에 예비입찰을 진행한 후 3월까지 본입찰과 우선협상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예상 매각가는 4000억~5000억원 선으로 거론된다. IB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중소형사지만 특화된 IB 업무와 자산관리 업무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 마지막 알짜 매물로 꼽히는 현대시멘트 인수전 열기도 뜨거울 전망이다.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본입찰에는 한라시멘트, 쌍용양회(한앤코), IMM PE, 현대성우오토모티브 등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 가운데 얼마나 많은 후보가 참여할지 주목된다. 본입찰에 앞서 인수 후보 중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간 합종연횡 여부도 관심사다. 짝을 찾지 못한 일부 후보는 중도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소유의 현대시멘트 지분 84.56%로 향후 건설경기 불확실성 등에도 몸값이 5000억~6000억원까지 거론된다. 현재 국내 시멘트 시장은 상위 7개사가 전체 중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 현대시멘트의 인수 향배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인수전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2월 말로 예정된 경남에너지 매각 본입찰의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 이큐파트너스, 충남도시가스 등이 경남에너지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가격이 문제다. 최대주주 상원컴트루 등 매각 측에서는 약 6000억원을 경남에너지의 적정가치로 평가하는 반면 인수 후보들은 예비입찰에서 이보다 낮은 5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향배도 관심사다. 중국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사장 부자가 권리행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음달 중순께 매각 측인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계약(SPA)을 체결해 매각가와 조건이 확정돼 박 회장 측에 전달되면 박 회장은 30일 안에 행사 여부와 자금 조달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 행사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자금 마련 방안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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