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사 리포트 제목 개성시대 `튀어야 산다`
입력 2017-01-24 15:05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 최고치(250만원)를 제시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리포트 '에라 모르겠다'가 빅뱅 신곡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해 화제가 된 가운데 톡톡 튀는 제목을 달은 리포트가 일상이 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패러디 또는 창의적 제목을 내세운 증권사 리포트는 수십여 개에 달한다.
역시 대표적인 것은 영화나 노래를 패러디 한 제목이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떠올리게 하는 채권리포트 '신중하게 확실하게'(미래에셋대우, 23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을 패러디한 '건설 WEEKLY: 좋은 집 나쁜 집 이상한 집'(하나금융투자, 23일), 전인권의 노래가사를 따온 '한미약품-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유진투자증권, 18일) 등이다. 이 유형은 곡성의 '뭣이 중헌디?', 신세계의 '살아있네' 등에서 보듯 꽤 오랜 기간 눈길을 끌기 위한 증권사 연구원들의 전략으로 쓰이고 있다.

두번째 유형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창의적 제목이다.
주간으로 발행되는 IBK투자증권의 '지난주에 알았으면 좋았을 몇가지, 다음주에 알아야할 몇가지'(23일), 하나금융투자의 '머니콕콕-남들은 뭘 살까'(24일)를 비롯해 신한금융투자의 '트럼프 "현금 가져다 자사주 사세요"'(20일)가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HMC투자증권의 '내수경기, 알다가도 모르겠구나'(19일), 키움증권의 '대우건설-감사의견이 필요해!'(18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롯데케미칼-롯케를 어떡해', 메리츠종금증권의 'SK텔레콤-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이상 24일)는 기업분석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솔직함까지 담았다.
다음으로 회사의 특성을 십분 반영해 눈길을 끄는 제목도 있다.
19일 SK증권의 '삼성출판사-아트박스 사장님이 늘어난다'는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인 아트박스를 영화 베테랑 마동석의 대사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와 연결시켜 기억을 극대화한다. 이 외에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빙그레-바나나맛우유는 건재하다'(19일), 신한금융투자의 '기아차, 아직은 서행중'(19일), 대신증권의 '제이콘텐트리-추울 때는 뭐하고 놀지?'(24일)도 기업의 특성이 드러나는 제목을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구원들이 작문 교육까지 받을 만큼 가독성에 대한 관심이 컸다"면서 "한편에서는 '리포트 마케팅'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개성과 차별화가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태를 감안할 때 독특한 제목을 차용한 리포트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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