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한지주 턱밑까지…맹추격하는 KB금융
입력 2017-01-23 17:45  | 수정 2017-01-24 08:40
KB금융 주가가 빠른 속도로 비상하면서 금융업종 대장주 신한금융지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KB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이 2011년 이후 5년 만에 2조원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한지주를 바짝 뒤쫓고 있다. 올해에는 KB금융이 신한지주의 당기순이익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인 KB금융 주가에 청신호가 꺼지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지난 19일 장중 4만62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 이맘때 3만원대 안팎에 불과했던 주가가 무려 50% 이상 뛴 것이다. 반면 작년 말 연중 최고가 4만8400원까지 치솟은 신한지주 주가는 연초 들어 4만5000원 안팎에서 주춤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에서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KB금융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7%, 7.7%로 신한지주 0.8%, 9.6%에 비해 뒤처진다. 하지만 최근 이익 성장세는 KB금융이 압도적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KB금융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의 영업이익은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KB금융의 실적이 이처럼 급상승한 데는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현대증권을 인수한 영향이 크다. 시장에서는 현대증권 인수에 따른 향후 시너지 효과를 더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는 KB금융의 2016년 당기순이익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한지주와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2015년 말 기준 70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두 회사는 현재 시가총액 11위, 12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올해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차별화된 행보도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반면 신한지주는 최근 조용병 회장이 내정된 데 이어 신임 은행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 내정자가 신임 행장과 협업해 신한금융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서 리딩뱅크로서의 신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은 임기 말을 앞두고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고 비경상적 이익까지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조용병 신임 회장은 임기 초기기 때문에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인 IFRS9 도입을 앞두고 두 회사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매각할 가능성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SK와 주택도시보증공사 주식을, 신한금융은 비자카드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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