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와 정상회담, 영국·이스라엘은 `빙긋` 캐나다·멕시코는 `긴장`
입력 2017-01-23 16:59 

'미국 우선주의' 국정기조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상외교 행보에 나서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각국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천명으로 캐나다와 멕시코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데 비해, 영국과 이스라엘은 브렉시트를 찬성하고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인 미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과 22일 각각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조만간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오는 27일과 31일에는 각각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 시무식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이민문제, 국경에서의 치안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멕시코와의 자유무역이 제한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문제와 연관되는 사안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경제 통합을 증진하는 데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데이비드 맥노턴 주미 캐나다 대사는 "미국이 불공정무역을 거론하는 것은 중국 때문이지 캐나다는 핵심이 아니다"며 사안을 축소하려 애썼다.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양국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자"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27일 첫 정상회담 상대가 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 미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의 토대를 놓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호무역으로 선회하려는 미국과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모두 다자간 무역협정을 거부하고 양자협정 대체한다는 방침이어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미·영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상품 관세를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 금융 규제를 조율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 출범을 가장 반기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직후 "이란 핵합의,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밀접한 협력 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이란 핵합의에 부정적이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찬성하고 있어 이스라엘과 의견이 일치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나쁜 핵합의에 따른 위협을 막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으며 동예루살렘에 추가 유대인 정착촌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논의가 시작됐다"고 하자 이스라엘이 환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기대했던 일본은 정상회담 일정이 밀리면서 점차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접견하면서 양국 관계를 은근히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아베 총리가 적극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하고 미·일 동맹의 미래에 대해서도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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