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홍대역 합정역 `홍합 라인`으로 돈이 몰린다
입력 2017-01-22 16:29 

최근 홍대(동교동·서교동)를 중심으로 상수동-연남동-합정동-망원동 등 '범(汎) 홍대상권'이 무한팽창하고 있다. 중심축은 지하철 2호선·공항철도의 홍대입구역부터 2호선·6호선 합정역까지 잇는 양화로이다. 이른바 '홍합라인'이라 불리는 양화로를 타고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22일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앞. 하얗게 덮힌 눈 위에 서있는 포크레인이 공사 중임을 알리고 있다.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417억원(땅 매입가 제외)을 투자해 새로 짓는 신 사옥 공사현장이다.
마포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는 합정동 397-6 외 6필지에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의 사옥을 신축한다. 대지 2394㎡, 연면적 1만 8905㎡로 2019년 1월 완공이 목표다. 부동산업계에선 수년 전 부터 YG엔터테인먼트가 합정동에 'YG타운' 건설을 위해 기존 합정동 사옥 인근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실제 YG엔터테인먼트는 합정동 일대 주택과 토지를 다수 사들인 합정동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신사옥 건립을 위해 기존 합정동 사옥 인근 다가구 건물을 56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기준 3.3㎡당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메인도로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YG 인근 합정동 땅 가격이 함께 들썩였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 건너편에는 관광버스들이 쉴새없이 단체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 판매장 관계자는 "YG사옥이 관광명소가 되면서 많을 때는 하루 100대 넘게 찾는다"고 말했다.
이들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홍합라인을 따라 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옛 청기와주유소 자리엔 호텔롯데가 384실 규모 부띠끄 호텔을 짓는다. 옛 서교호텔 자리엔 아주호텔(366실), 서교동사거리 인근(서교동 371-9번지)엔 104실 규모 관광호텔이 새로 들어선다.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 공사현장에서 5분 정도 합정역 쪽으로 걸어 나오면 마포 한강푸르지오의 주상복합 상가인 '딜라이트 스퀘어'가 나온다. 오는 4월 오픈 예정이다. 기존 메세나폴리스와 함께 합정역 상권의 쌍두마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딜라이트 스퀘어는 2015년 10월부터 분양했지만 규모가 축구장 7개 크기(4만 5620㎡)에 달하는 데다 지하 공간(지하 1~2층)이 많아 1층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분양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교보문고가 이곳에 전용 7800㎡ 규모 매장을 10년간 임차키로 계약하면서 분양·임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딜라이트스퀘어 관계자는 "홍대 맛집으로 소문난 한 디저트 가게도 3월 이전해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대형마트에 이어 교보문고 등 생활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오면서 주거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합정역에서 홍대입구역쪽으로 올라오면 최근들어 기업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매입했거나 신축중인 빌딩, 호텔들이 줄줄이 나타난다.
지난 5일 동교동 3거리에 있는 사루비아빌딩은 마스타자동차관리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린나이 사옥이었던 이 빌딩은 2012년 아카시아호텔이 505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측이 자금난에 처하면서 경매에 넘어갔다.수차례 유찰 끝에 결국 463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4년 동안 소유권 공백 상태였던 이 빌딩의 주인이 결정된 것은 최근 홍대 상권이 주목받으면서 양화로 인근 빌딩 가치도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남동 '연트럴파크'와 이어지는 경의선 책거리에는 지상 17층, 연면적 5만 4000㎡ 규모의 복합 쇼핑몰인 마포 '애경타운'이 2018년 들어선다. 지난해 서교동 경남예식홀은 의류회사인 트랜덱스에게 405억원에 팔렸다.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도 잇따랐다. 미국계 투자자인 인베스코는 홍대입구역 부근 유림빌딩과 구 동교동삼성생명타워를 각 485억원과 592억원에 매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현대캐피탈 사옥을 570억원에 사들였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당 2만 1600원이던 홍대 상권 임대료는 지난해 4분기 3만 6000원으로 5년만에 67% 상승했다. 합정동 상권의 임대료는 같은 기간 1만 7400원에서 3만 68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빌딩 가격은 아직 명동, 강남권 보다 훨씬 낮다보니 임대 수익성에서 우월한 것이 기업과 펀드가 속속 유입되는 배경이다. 가격 상승과 시장 침체로 오피스빌딩에서 투자 대상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리테일 빌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유동인구가 크고 상대적으로 대형 매물이 많은 홍합라인의 매력이다.
이진석 리얼티코리아 상무는 "홍대입구가 서울 내 5대 상권으로 꼽히다보니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건물 소유주였던 개인 자산가들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차익으로 이태원, 연남동 등 덜 비싼 건물로 같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는 "이 지역은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한번에 홍대입구역까지 올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투자유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용환진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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