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자산관리 새 먹거리로 키운다
입력 2017-01-20 15:58  | 수정 2017-01-23 21:22
저금리·저수익에 직면한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자산관리(WM) 부문을 대폭 강화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 이들 은행은 자산관리 대상 고객의 문턱을 낮추고 조직을 확대하며 그동안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했던 자산관리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올해 1월부터 금융자산 5000만원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자산관리를 3000만원 이상 고객으로 각각 낮췄다. 그만큼 금융 고객들의 자산관리 문호가 넓어진 셈이다. BNK부산은행도 올해 1월부터 1억원 이상 금융자산 고객들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자산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앞서 한국씨티은행도 2015년 11월부터 1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자산관리 대상을 확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성장과 고령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관리 고객들에게 문호를 확대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불가피한 행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핀테크를 활용한 비대면 영업이 확산되면서 은행들의 영업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시중은행들이 실시한 조직개편에서도 자산관리 부문이 대폭 보강된 것으로 파악됐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초 기존 PB사업본부와 연금사업본부를 'WM사업단'으로 통합하며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6월 외환은행과 전산통합을 마무리한 하나은행은 올해 자산관리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설정하고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IBK기업은행도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9개의 WM·PB센터 소속 편제를 지역본부에서 개인고객그룹으로 변경하며 체제를 정비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WM추진부를 신설하고 해당 부서 인력 보강을 완료한 상태다. NH농협은행은 고객 종합자산관리 강화와 연금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WM사업단과 퇴직연금부를 통합해 'WM연금부'를 확대 신설했다.

특히 금융지주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자산관리 사업 강화도 최근 두드러진 추세다. 국민은행은 WM그룹에 투자상품 서비스본부를 KB증권과 대칭 형태로 신설해 지주·은행·증권 간 WM 부문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앞서 신한은행도 은행·증권의 협업을 통한 국내 최초로 복합금융점포를 적용한 신한PWM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서울 청담동에 국내 최대 규모 WM영업점인 '청담WM센터'를 개점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이 같은 형태의 WM센터를 3개 더 개설하고 기존 지점의 WM 관련 인력과 고객을 WM센터에서 집중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 SC제일은행도 지난해 PB센터의 기능을 확장해 11개의 PB클러스터센터를 열었다.
이들 시중은행은 핀테크 시대를 겨냥해 로보어드바이저와 챗봇 등을 활용한 자산관리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 플랫폼을 개설하고 고객들의 자산 여부와 관계없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하고 있고 하나은행도 올해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현재 태스크포스(TF) 준비팀을 가동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모빌리티플랫폼'을 탑재한 태블릿PC를 활용해 영업점과 신세계 이마트의 뱅크숍, 뱅크데스크에서 가동하고 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