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밀어붙인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하지만 1월 임시국회는 쟁점 법안들은 전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빈손'으로 회기를 마쳤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역사교과용 도서 다양성 보장에 대한 특별법'(국정교과서 금지법)을 의결했다. 국정교과서 금지법은 역사교과서 국정 발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야권의 일방적 처리"라고 반발하면서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 15명만 참여해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의결했다.
교문위 새누리당·바른정당 의원들은 절차 상의 이유를 들어 1시간 이상 의사진행발언으로 법안 통과를 막았지만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안건조정위 심의 통과를 이유로 이를 허락치 않았다. 두 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교문위 회의장을 빠져나왔고 나머지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법안이 통과, 법사위에 상정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민주당·국민의당 소속 위원들은 새누리당·바른정당 위원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일정을 잡아 표결을 강행했다"며 "협의하는 과정에서 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안건조정위원장이었던 유은혜 민주당 의원은 "교문위에서 안건조정위가 국정감사 과정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증인 채택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며 "교문위 차원에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이날 오후 1월 임시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20여 건의 안건을 처리했지만 여야 간 입장 차가 큰 쟁점 법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여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과 국회 개헌특위 등 굵직한 현안들이 해결되면서 국회에 계류된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지난 6일 1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바 있다.
주요 안건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중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던 3·4단계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안'과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 국조특위 활동결과 보고서' 등이다. 여야 4당 수석원내부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만나 여야 간 입장 차가 큰 쟁점 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논의했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조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발의한 상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등이 모두 2월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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