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노장은 사라지지 않는다…KEB하나銀, 퇴직지점장 다시 채용
입력 2017-01-19 16:29 

'영업통'으로 유명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은행권 최초로 퇴직한 지점장을 재채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미 은퇴한 노장(老將)이라도 영업능력이 뛰어나다면 언제든지 다시 부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또 재채용된 지점장들에게 기존 지점장들보다 높은 성과급 비율을 제시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메기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퇴직 지점장 재채용·40대 지점장 대거 발탁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상반기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함영주 행장은 이번 인사에서 지난 2015~2016년에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희망퇴직한 50대 지점장들 중 영업 성과가 우수했던 4명을 지점장으로 재채용했다. 이미 퇴직한 지점장을 다시 채용한 것은 은행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경쟁을 통해 영업 일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함영주 행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함 행장 자신도 지난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지금까지 개인·기업영업 등 영업 일선에서만 활약해온 '자타공인 영업통'이다. 함영주 행장은 "퇴직이 다가오면 은퇴할 날만 기다리는 직원들이 많은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 퇴직 후에도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이번 인사를 단행한 취지를 설명했다. 함 행장은 이어 "퇴직했던 지점장들이 바깥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느꼈을테니 돌아오면 조직의 소중함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뛰어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다시 채용된 지점장들은 계약직으로 채용됐지만 특별히 기존 지점장에게 적용됐던 15%의 성과급 비율을 50%로 대폭 확대했다. 이와 함께 뛰어난 실적을 올릴 경우 향후 본부장 등 임원급 승진의 기회도 주어진다. 함 행장은 또 40대 젊은 팀장급 인사를 지점장으로 대거 발탁하는 등 영업력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새롭게 임명된 58명의 지점장 가운데 무려 24명(41%)을 40대로 뽑았으며, 여성 지점장도 9명(15%)이나 임명됐다. 하나은행은 이밖에도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221명을 교차 발령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전산통합 후 누적 기준으로는 총 2365명이 교차 발령됐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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