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다음은 우리 차례" 긴장하는 재계…SK그룹 재단출연·롯데 면세점특헤 논란 쟁점
입력 2017-01-19 16:1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수사 대상에 오르내리는 SK·롯데·CJ 그룹 등은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론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검이 19일 제시한 '2월초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해서는 기업수사를 이달 중으로 마무리져야 한다. 설 연휴 등까지 고려하면 특검 입장에선 하루가 급한 것이 현실이다. 또 재계에선 "삼성그룹 수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다른 기업 수사에서 더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9일 SK·롯데 그룹 등은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 그룹 관계자들은 "특검 수사가 당장 오늘이라도 시작될 수 있다는 상정하고 관련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귀뜸했다. 수사 대응을 위해 법무와 홍보인력을 그룹사들로부터 지원받으며 수사 대응을 위한 진용도 정비했다.
재계에서는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이 SK그룹과 롯데그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111억원 출연했다. 또 K스포측으로부터 80억원 출연을 요구받았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특검에서는 일련의 과정이 최태원 회장에 대한 사면(2015년 광복절 특사)에 대한 대가인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전경련에서 정한 비율대로 두 재단에 출연한 것 뿐"이라며 "(돈을) 더 낸것도 없고 특별한 혜택을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에서는 "최태원 회장 부재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회장 공백에 따른 어려움을 각계 각층에 호소한 것은 일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봐야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면세점 특허 추가발급 등 현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거래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특검으로부터 임직원의 소환 통보 등을 받은 바가 없다"며 "향후 특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검찰조사때 함깨 대응했던 김앤장 등과도 특검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유로 모르고 빼앗긴 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는 물론 이례적인 강도높은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며 "특혜를 받기보다는 오히려 불편함이 더 많았던 것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CJ그룹에서는 일단 특검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 정부에서 피해를 입은 정황이 많아 특검 수사에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CJ 그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13억원), K컬처밸리 투자, 이재현 회장의 작년 광복절 사면과 관련해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의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CJ그룹은 '강압 때문에 낸 단순 출연금'이란 입장이다. 또 사면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손 회장이 직접 사면을 청탁한 것도 아니고 이 회장의 건강 문제를 걱정해 선처를 언급한 정도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결정은 사실관계를 신중히 살펴 법리에 따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어 "삼성그룹과 관련해 제기된 많은 의혹과 오해가 향후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 특검 수사 등이 이어지면서 연말 인사는 물론 신년 계획 수립 등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보니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워낙 많은 미확인 정보 등이 흘러나오면서 기업 입장에선 정신을 차리기 힘든 지경"이라며 "계속되는 수사로 기업이 마치 국정농단의 핵심 세력이 된 것처럼 취급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욱 기자 / 손일선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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