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블로킹…대한항공, ‘높이’로 지킨 선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의 예상대로 서브-블로킹 싸움이 선두 다툼의 희비를 갈랐다. 대한항공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서브 및 블로킹 득점으로 현대캐피탈을 울렸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17시즌 V리그 4라운드 현대캐피탈과 홈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2 25-16 22-25 25-20)으로 이겼다.
1-2위의 맞대결이었다. 나란히 승점 43점을 기록한 두 팀은 승리(15)도 같다. 세트득실률을 따져 대한항공(1.486)이 현대캐피탈(1.421)에 앞설 따름이다.
다만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보다 1경기를 더 치렀다. 이 경기를 내줄 경우, 간극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게다가 4라운드 들어 2승 3패로 주춤한 분위기도 반전시켜야 했다(대한항공은 3승 1패).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대한항공으로 기울었다. ‘쌍포 가스파리니(26득점)와 김학민(24득점)의 위력이 대단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 22-22에서 김학민의 백어택으로 리드를 잡은 뒤 가스파리니의 강력한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수비를 흔들었다. 이를 틈 타 곽승택이 추가 득점. 진상헌의 블로킹까지 더해지며 25-22로 기선을 제압했다.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은 1세트에만 7점씩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1세트 공격성공률이 30.77%로 낮았던 데다 수비 부담을 덜은 외국인선수 톤도 3득점에 그쳤다. 톤은 2세트부터 코트에 서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현대캐피탈의 기를 꺾었다. 블로킹 싸움에서 3-1로 앞선 데다 서브에이스만 3개를 기록했다.

첫 테크니컬 타임까지는 대한항공의 8-7 근소한 우세. 하지만 서서히 대한항공으로 기울었다. 간극이 벌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대한항공은 9-8에서 가스파리니의 서브 득점으로 2점차로 벌리더니 11-9에서 가스파리니의 백어택과 곽승석의 서브에이스로 달아났다.
13-10으로 리드한 가운데 곽승석의 백어택에 이어 김학민과 진성태의 연속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21-16에서 4연속 득점을 하며 여유 있게 2세트마저 가져갔다.
가스파리니와 김학민은 2세트에도 각각 7득점과 5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대한항공의 2세트 공격성공률은 68.42%로 현대캐피탈(45%)을 압도했다.
현대캐피탈도 포기하지 않았다. 잇단 공격 범실로 3세트 8-12까지 뒤졌으나 박주형의 시간차 및 서브에이스, 그리고 한선수의 범실로 3연속 득점하며 1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리고 15-16에서 문성민의 첫 서브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더니 가스파리니의 공격 범실로 3세트 첫 역전에 성공했다.
22-22에서 문성민의 속공으로 앞선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의 서브 득점으로 매치포인트. 최민호가 가스파리니의 퀵오픈을 블로킹하며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가스파리니를 앞세워 공세를 펼쳤지만, 가스파리니는 3세트에만 범실 6개를 기록했다.
쫓고 쫓기는 양상은 4세트에도 계속됐다. 앞서가던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서브리시브가 흔들렸다. 그 틈을 타 11-11 동점을 만든 대한항공은 노재욱의 오버 네트와 김학민의 공격으로 앞서갔다.
그리고 문성민의 연속 공격이 김형우와 가스파리니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박주형의 서브 범실 포함 4연속 득점을 올린 대한항공은 점수차를 5점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쫓아가던 현대캐피탈은 4세트 막판 문성민의 공격이 잇달아 아웃돼 고개를 숙였다.
현대캐피탈을 꺾은 대한항공(승점 46점)은 승점 3점차 앞선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현대캐피탈과 시즌 전적도 3승 1패로 우세다.
고비를 또 다시 못 넘기며 4라운드를 2승 4패로 마감한 현대캐피탈은 5라운드를 앞두고 빨간불이 켜졌다. 3위 우리카드와 4위 한국전력과 승점차는 각각 3점과 4점이다. 2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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