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년새 50% 오른 한국타이어 주가 전망 갑론을박
입력 2017-01-17 17:14 

"정말 놀라운 실적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 3분기 실적이 나온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보고서를 통해 밝힌 감탄사다. 지난해 3분기 한국타이어는 매출 1조6576억원, 영업이익 3026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이 18.25%에 달했다. 한국타이어는 매출 기준 글로벌 7위 업체이다. 하지만 '글로벌 빅3' 타이어회사인 브리지스톤(15.4%) 미쉐린(13.7%) 굿이어(14.5%)를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모두 압도했다.
호재를 타고 주가는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1월 21일 주당 4만2450원으로 저점을 찍은 한국타이어 주가는 17일 전일 대비 1.12% 오른 6만3000원에 마감해 1년새 50% 가까이 올랐다. 2013년 10월 기록한 종가 기준 전고점 6만6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투자자들 관심은 탄력을 받은 한국타이어 주가가 전고점을 넘어 랠리를 지속할지 여부에 쏠려있다. 한국타이어 주가는 더 갈 수 있을까 아니면 급히 오른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횡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까.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만간 가격 인상이 예견돼 있다는 점이 주가 상승을 점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국타이어는 당분간 수요처 눈치를 봐 타이어 가격을 올리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급작스레 올라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한 덕에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지난달 초 1위 업체 브리지스톤이 타이어가격을 1~3% 올린데 이어, 올들어 3위 굿이어가 가격을 최대 8%까지 올렸다. 대만의 쳉신(正新)을 비롯한 10위권 업체들의 가격 인상 랠리도 이어지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경쟁사들이 먼저 가격을 올려 덩달아 제품가를 인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 미국 테네시 공장이 본격 가동에 돌입하며 '트럼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메이드 인 USA'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집권시 수혜주가 될수 있다. 미국은 타이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테네시 공장 생산 물량이 이익을 높이는데 적잖은 기여를 할거란 분석이 나온다. 연말 실적 기준 한국타이어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9배 안팎이다. 글로벌 기업 평균인 11~12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깜짝 실적 덕분에 주가가 점프했지만 올해엔 지난해만큼 성적을 낼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격을 올리는 배경이 원재료 상승 여파인 탓에 한국타이어가 원하는 만큼의 가격 인상을 할 수 없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파르게 오르는 원재료 가격은 결국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을 일부 줄일 것"이라며 "브릿지스톤을 비롯한 타이어 가격을 올린 글로벌 업체 주가 역시 기대만큼 오르지 않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가 가격을 올려도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가 추산한 올해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7% 가량 줄어든 1조562억원 선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이 줄어들거란 예상은 단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장기 주가는 미국 공장에서 나오는 이익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