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발 기술유출의 공포, 금호타이어 제2의 쌍용차 되나
입력 2017-01-17 16:54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타이어 업체가 선정되면서 금호타이어가 기술 유출 등으로 '제 2의 쌍용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본입찰에서 더블스타는 1조원 내외의 인수가를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블스타는 1조7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국내 타이어기업의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더블스타는 글로벌 30위권 타이어업체로 14위권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단숨에 글로벌 톱10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이제 '공'은 채권단 금호타이어 매각 지분(42.01%)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로 넘어갔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매각 가격을 통보받고 한 달 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알려야 한다. 행사하기로 결정하면 45일 이내에 계약금을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간단한 고무제품처럼 보이지만 잘 굴러가면서 제동도 잘돼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기능을 모두 만족해야 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이라며 "질 좋은 타이어를 위한 고무의 배합 비율이나 많은 물량을 균일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 등 유무형의 기술이 중국 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과거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처럼 무책임한 경영을 할 경우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600여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고 전면 파업 사태로 큰 사회비용을 치른 바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한달여 남은 시간을 최대한 벌어놓고 투자자 결집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기간 등을 충분히 쓴다면 금호타이어 주인은 2월 중순에 가려진다. 그러나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1조원 가량 목돈을 조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백기사 등을 동원해 7228억원 어치 '실탄'을 쓰며 자체 자금 여력이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이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면 행사하는 게 맞다"며 "아직 시간이 많다. (자금 마련 위한) 연구를 충분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측은 인수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과 박 회장 장남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SPC를 세우고 여기에 투자할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박 회장은 SPC 설립을 앞두고 재계 인맥을 총동원해 금호그룹과 사업 관계가 이어져 있는 기업과 금융권 등을 대상으로 물밑 접촉하며 인수전 측면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환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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