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전소 감시시스템` BNF테크놀로지, 해외 시장 적극 공략
입력 2017-01-16 16:07  | 수정 2017-01-16 18:06
서호준 BNF테크놀로지 대표

"암 등 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듯 발전소도 건강검진을 받습니다. 다만 우리처럼 몇 개월에 한 번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검진을 받죠.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발전소 감시시스템입니다."
대전 BNF테크놀로지 본사에서 만난 서호준 대표는 발전소 감시시스템을 건강검진에 비유했다. 2000년에 설립된 BNF테크놀로지는 발전소 감시시스템 분야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으로 외국산 의존에서 탈피해 해당 분야의 기술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 대표는 "BNF테크놀로지의 주 고객은 발전사고 그 외에도 제철소, 담수화플랜트, 석유화학 공장에서도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 선임연구원으로 한국형 경수로 발전소 감시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는 "한국형 경수로 제작 초창기 멤버로 국산화 기틀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기술이 어느정도 완성되자 산업체 이전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에서 3년 간 근무했는데 한국전력기술회사는 소프트웨어 전문회사가 아니었다"며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를 만들어야한다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이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한결같이 위대하다는 의미의 '한'과 넓은 바다를 뜻하는 '아라'를 더해 한아라라는 이름의 소프트엔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BNF테크놀로지의 제품이 세계로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셈이다. BNF테크놀로지가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의 이름도 한아라 소프트웨어다.
서 대표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을 활용하면 발전소의 여러 부분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모아서 한 눈에 볼 수 있다"며 "발전소 내 여러 부분에 대한 데이터만이 아니라 전국에 흩어진 발전소들의 정보도 한 번에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집된 데이터가 정상값을 벗어난다면 현장에 기술자를 보내 설비를 점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예전엔 작업자들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눈으로 설비 이상유무를 확인해야했지만 이 모든 것이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지기에 매우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예전같으면 기술자의 감에 의존해 발전소 점검·정비를 했지만 이제는 프로그램이 이를 대신해주는 것이다.

감시시스템은 발전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조금 더 확장하면 담수화플랜트, 제철소, 석유화학 공장 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며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서 대표는 "업계에선 "GE, 지멘스, 스위스의 ABB가 대표적인 강자"라며 "BNF테크놀로지는 이들 기업보다 출발도 늦고 규모도 작지만 오히려 이런 점들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소 감시시스템은 GE, 지멘스의 여러 사업분야 중 하나"라며 "덩치가 큰 기업일 수록 의사결정 시간이 길어져 고객사들이 원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제품에 반영하는데 오래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발전소 감시시스템을 전문으로 만드는 BNF테크놀로지는 좀더 기민하게 고객사들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다.
서 대표는 "고객사들과 자주 미팅을 하면서 이들의 요구사항을 받아 시스템에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가격은 75% 수준이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나 처리 정확성면에선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동급 이상의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인만큼 연구개발쪽 인력 비중도 높다. 서 대표는 "본사 인원에 미국, 인도 법인에서 근무하는 현지인까지 합하면 총 130명이 근무 중"이라며 "본사 인원(100명) 3명 중 2명(66%)은 연구개발사업 인력"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라는 전문 분야를 다루다보니 최근엔 마이스터고 출신도 신규 채용하며 고졸취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 대표는 "지금까지는 국내시장에 집중해왔기에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5%에 불과했다"며 " 향후 북미, 중동 등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2019년엔 국외 매출 규모가 국내 매출 규모를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고 역설했다.
[대전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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