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현재 신중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그래핀시장을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의 정보기술(IT) 업계에 비유했다. 그는 지난 14일 "그래핀 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수많은 유사 업체가 난립해 정작 투자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면서 '스탠다드그래핀'을 제외한 업체에는 투자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스탠다드그래핀(대표 이정훈)에 대한 정확한 투자 규모와 시기, 지분 보유 현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스탠다드그래핀은 그래핀을 이용한 2차전지 소재와 정수 필터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는 한반도에서 통일이 이뤄진다면 한국의 그래핀 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에는 그래핀의 원료인 양질의 흑연이 대량 매장돼 있다는 자료를 접했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래핀을 넘어 향후 한국 전체 산업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에 대해서는 대북제재만 없다면 적극 투자하고 싶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꼬마 지도자(김정은)가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덕에 개혁·개방에 친화적"이라면서 "15개의 자유무역구역을 중심으로 1980년대 중국처럼 고속 성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 화폐의 가치 상승을 예상하고 2013년 이후 국제시장에서 유통되는 북한 화폐를 싹쓸이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화폐와 채권이 유망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 미국과 한국 국적자라 합법적으로 북한에 투자할 길이 없어서 아쉽다"면서 "우리 모두 좋은 투자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로저스 회장은 러시아 투자도 강조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러시아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 계속 투자해왔다"며 주가가 많이 오른 중국 시장에 비해 러시아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주가가 많이 올라 당분간 신규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의 환경오염이 심각해 이와 관련된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월가 투자자 중에서도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먼저 포착해 큰 수익률을 거둔 인물로 꼽힌다. 2006년부터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중국인 가정교사를 불러 두 딸에게 중국어를 가르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 강세를 주장하던 그가 최근 '중국 투자 신중론'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대중 강경책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 탓으로 풀이된다.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1세대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창립한 로저스 회장은 이후 10년 동안 4200%라는 막대한 수익률을 올려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곡물·원유·금속을 포함한 원자재 투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1998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인 로저스홀딩스의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방문해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 일리머스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에 각각 3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
앞서 2009년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나 같으면 한국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농지를 사 두겠다. 남북 관계 개선 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청중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 He is…
△1942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생 △1964년 예일대 역사학과 졸업 △1964년 투자회사 'Dominick & Dominick LLC' 취업 △1966년 영국 옥스퍼드대 베일리얼 칼리지 철학·경제학·정치학 학위 취득 △1973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 결성 △1980년 컬럼비아대 객원교수 △1998년 RICI 개발 △현 로저스홀딩스 회장
[유태양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한반도에서 통일이 이뤄진다면 한국의 그래핀 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에는 그래핀의 원료인 양질의 흑연이 대량 매장돼 있다는 자료를 접했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래핀을 넘어 향후 한국 전체 산업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경제에 대해서는 대북제재만 없다면 적극 투자하고 싶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꼬마 지도자(김정은)가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덕에 개혁·개방에 친화적"이라면서 "15개의 자유무역구역을 중심으로 1980년대 중국처럼 고속 성장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 화폐의 가치 상승을 예상하고 2013년 이후 국제시장에서 유통되는 북한 화폐를 싹쓸이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화폐와 채권이 유망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도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 미국과 한국 국적자라 합법적으로 북한에 투자할 길이 없어서 아쉽다"면서 "우리 모두 좋은 투자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로저스 회장은 러시아 투자도 강조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러시아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 계속 투자해왔다"며 주가가 많이 오른 중국 시장에 비해 러시아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주가가 많이 올라 당분간 신규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의 환경오염이 심각해 이와 관련된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1세대 헤지펀드인 퀀텀펀드를 창립한 로저스 회장은 이후 10년 동안 4200%라는 막대한 수익률을 올려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곡물·원유·금속을 포함한 원자재 투자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며 1998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로저스국제상품지수(RICI)를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인 로저스홀딩스의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방문해 화장품 스타트업 기업 일리머스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에 각각 3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
앞서 2009년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나 같으면 한국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농지를 사 두겠다. 남북 관계 개선 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청중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 He is…
△1942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출생 △1964년 예일대 역사학과 졸업 △1964년 투자회사 'Dominick & Dominick LLC' 취업 △1966년 영국 옥스퍼드대 베일리얼 칼리지 철학·경제학·정치학 학위 취득 △1973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 결성 △1980년 컬럼비아대 객원교수 △1998년 RICI 개발 △현 로저스홀딩스 회장
[유태양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