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 리스크에 주가 급제동…하만 주주 합병반대도 악재
입력 2017-01-15 16:45  | 수정 2017-01-16 17:08

연일 사상 최고가를 바꿔가면서 고공행진을 펼치던 삼성전자 주가가 급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악재를 털어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인수 예정인 전장업체 하만 주주들이 합병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주가에 반영된 '하만 인수에 따른 성장성'마저 침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6만7000원(3.45%) 떨어진 18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하락폭은 삼성전자가 "삼성물산과 신설되는 삼성전자 지주사 간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지난해 10월11일(-8.04%) 이후 3개월 만에 최대다.
최근 지난해 4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했던 삼성전자는 실적 장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연일 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주당 190만원을 돌파해 사상 첫 200만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여부와 함께 불거진 지배구조 개편 리스크 요인이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주가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삼성이 이재용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달점이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도 하고 싶고,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를 떨어진 또 다른 배경에는 그동안 주가 상승으로 높아진 가격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났는데 이는 기술적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며 "하만 이슈가 불거졌지만 아직까진 집단소송 단계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우려 요인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번 하만 주주 반대 소송이 삼성전자·하만간 합병 지연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이라는 평가다. 일부 주주들의 주장이 확산돼 합병 주주총회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4일 하만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7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른 바 있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주주들이 가처분이나 가압류를 주장해 법원에서 받아들여 진다면 합병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합병이 상당 기간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이 합병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닌 '신의성실 의무 위반'을 문제삼은 까닭에 절차상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이달 초 하만의 일부 주주들은 하만의 디쉬네 팔리월 사장(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집단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검찰의 삼성전자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하만 인수·합병 건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반부패방지법(FCPA)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 혐의가 재판에서 인정된다면 미국 정부는 FCPA를 근거로 삼성전자에 벌금 또는 과징금 부과는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만 합병과 미국내 사업 차질도 우려된다.
특별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를 이르면 16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주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용건 기자 /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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