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백화점, 편의점·슈퍼마켓에 밀리나 '유통업계 빅3 약세'
입력 2017-01-15 10:17 
연초 증시에서 유통업종들이 업종별로 희비가 갈리고 있습니다.

업계 중심축이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연초 상승장 속에서도 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처럼 접근성이 좋은 근거리형 유통채널들은 소비부진으로 유통업계 전반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에도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등 유통업계 '빅3'의 약세가 뚜렷합니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올해 들어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에 전 거래일 대비 1%대 상승률을 보이며 반등하기는 했으나 주가는 종가 기준 신세계가 17만원, 현대백화점은 9만8천500원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지난 11일에는 현대백화점이 장중 9만6천300원으로 내려가 2010년 2월9일(9만3천100원)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신세계도 같은 날 16만4천500원까지 주저앉아 최근 10년 내 최저가인 2015년 1월28일의 15만8천원에 가까워졌습니다.

오너 리스크와 실적 부진이 겹친 롯데쇼핑은 21만원 선에서 게걸음 중입니다. 2014년 초까지 40만원 선을 오르내렸으나 2015년 9월 이후로는 30만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주에 대한 증권사들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HMC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생활물가 상승 본격화로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특히 백화점은 기존점포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업태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각각 12만6천원, 13만5천원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도 백화점 사업 부문의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최근 롯데쇼핑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한동안 주춤했던 편의점 관련 종목들은 다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까지 7만원대 후반∼8만원선에서 움직이다 올해 들어 실적 개선 기대감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꾸준히 상승, 13일 종가 기준으로 8만8천200원까지 반등했습니다.

편의점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인 GS슈퍼마켓의 운영사인 GS리테일도 지난해 10월 4만원4천원대로 내려가는 등 4만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지난 11일에는 장중 5만원을 찍는 등 오름세입니다. 13일에는 4만9천500원에 장을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도 5만원대를 눈앞에 뒀습니다.

증권사들은 유통업 가운데에도 편의점 부문은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SK증권은 편의점 업황이 양호하다며 BGF리테일의 목표주가 14만원을 유지했고, NH투자증권도 편의점 업계 특성상 최근 소비심리 악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면서 이 종목에 대한 '매수'와 목표주가 10만5천원을 제시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편의점 사업 부문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각각 6만9천원과 10만원으로 잡았습니다.

유통주들의 업종별 추세 교차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업계 지각변동을 반영한 것으로, 저성장 시대 사회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있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와 성장둔화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 고용불안, 세대구성 기피, 저출산 등이 맞물려 2010년을 전후로 1∼2인 가구가 주된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채널보다는 집 가까이서 소량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 근거리 채널이나 온라인 유통채널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가까운 일본에서 앞서 나타났습니다. 1990년 이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어 취업률과 동시에 혼인율이 낮아지고 1인 가구 비중이 올라가는 양상이 최근까지 이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할인점은 급격히 쇠퇴하고 특히 백화점은 2010년 이후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도 폐점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5일 "국내 경제구조가 일본과 유사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5년 기준 27% 수준인 1인 가구 비중도 일본과 비슷한 수준(2015년 32.6%)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백화점·할인점 등 지금까지 높은 성장률을 보인 대형채널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편의점이나 온라인 등 신 유통채널이 전체적인 소매유통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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