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변동성 확 커진 원화값…올 일간 변동폭 9원
입력 2017-01-12 17:49  | 수정 2017-01-12 20:12
올 들어 달러당 원화값의 일간 변동폭이 확 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뚜렷한 방향성이나 수급 재료에 상관없이 조그만 변수에도 원화값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롤러코스터 환율 장세'를 연출하는 것은 그만큼 투자 심리가 불안하다는 방증이라는 진단이다. 앞으로도 원화값 일일 변동폭이 급등락세를 지속할 경우 국내 수출·수입 업체들의 환율 불안감도 그만큼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원화값의 전일 대비 변동폭(종가 기준)은 이날 현재 달러당 10.74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원화값 변동폭(5.93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일간 원화값 변동 수준이 급격하게 커졌다는 얘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사록이 공개된 지난 5일 원화값은 하루 새 20.1원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타난 지난 9일 다시 15.3원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영국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거론된 10일 원화값은 다시 13.7원 급등했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이 있었던 12일에도 11.7원 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드문드문했던 일간 원화 변동폭이 두 자릿수가 되는 사례가 거의 매일 반복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원화값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진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값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방향성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일 시장 재료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초부터 시장 상황이 워낙 불확실한 데다 시장 내 불안 심리도 팽배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화값의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 연구원은 "시장이 과민반응을 하면서 달러 강세 이유가 생기면 통상적인 상황보다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고, 달러 약세 이유가 생기면 원화가치가 과도하게 오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달러 추세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도 추가 강세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의 모호한 언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선 전 강력한 확장 재정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치를 내건 트럼프 당선자는 당선 이후 발언 수위를 낮추는 모양새다.
중국 위안화와 원화 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위안화 변동성이 최근 확 커진 점도 원화값 변동성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환율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값이 한쪽으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널뛰기를 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