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20대 여성을 아무 이유 없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씨(34)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12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김 씨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치료 감호와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해망상 등 정신질환 등 심신미약 상태는 인정된다"면서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범행수단, 진술태도 등을 모두 종합할 때 정신질환으로 인해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 능력이 상실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가 심신미약 상태인 점을 고려한 원심의 징역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씨측 변호인은 "김 씨가 정신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고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라며 형량을 줄여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김 씨가 잘못을 뉘우치거나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17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 있는 한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됐다. 범행 당시 김 씨가 여성 피해자를 노린 사실이 알려지며 '여성혐오' 범죄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씨는 1999년 처음 정신병적 증상을 보인 뒤 2009년 입원치료를 받으며 미분화형 조현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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