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턱 밑까지 올라온 검찰 수사, 삼성 위기 고조…이재용 "그래도 뇌물은 인정못한다"
입력 2017-01-12 09:54 
이재용/사진=연합뉴스
이재용/사진=연합뉴스
턱 밑까지 올라온 검찰 수사, 삼성 위기 고조…이재용 "그래도 뇌물은 인정못한다"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한 12일, 삼성 서초사옥에는 마치 계엄령이라도 내려진 듯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가 삼성그룹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검이 전날 마치 선전포고를 하듯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뇌물공여 피의자'로 지칭한 터라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 조사에 어떤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삼성은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 측에 전달한 35억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원'에 대한 대가, 즉 뇌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그 돈이 '권력의 힘에 눌려 뜯긴 피해금'이라고 강조합니다. 또, 승마 지원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별개 사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삼성은 그 정황 증거 중 하나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간의 독대 바로 다음 날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던 이영국 상무 등 2명이 경질된 일을 들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이 합병과 관련해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면 청와대에서 경질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최 씨 모녀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특검은 합병의 대가로 삼성이 승마 지원 방식의 뇌물을 박근혜 대통령과의 '경제적 공동체'인 최 씨 측에 제공했고 그런 결정의 정점에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는 틀을 짜놓고 수사하고 있다는 게 삼성의 주장입니다.

이 부회장이 조사 과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있지도 않은 일을 시인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끝내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특검이 구속영장 청구라는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이미 검찰과 특검 수사로 기업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령탑의 유고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고 이 부회장까지 수감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삼성그룹은 일단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며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들을 놓치는 일이 나올 수 있고,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금세 외국 경쟁사들에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삼성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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