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중공업, 흑자전환·기업분할 기대…1년새 주가 65%↑
입력 2017-01-10 17:06 
◆ 기업 분석 /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이 조선과 건설 등 수주산업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고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1년 새 주가 상승률이 65%에 달하면서 삼성중공업(1.5%), 한진중공업(8.5%) 등 경쟁사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조선 부문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개선과 인건비 감축 등 경영합리화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은 현대중공업 실적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매입에 나섰다. 최근 1년간(2016년 1월 11일~2017년 1월 9일) 외국인은 현대중공업을 5598억원 순매수했고 기관투자가는 508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이 2553억원에 달하는 등 집중적인 매수세가 눈에 띄었다. 2014~2015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은 2016년에는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10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6년 현대중공업 매출액은 38조5670억원, 영업이익은 1조6231억원으로 예상된다. 조선과 플랜트 수주 감소로 인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6% 줄어들지만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정제마진 개선과 인건비 감축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정유 부문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55~60달러에 머무르는 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에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인건비 감축을 통해 연간 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 비용 2500억원을 모두 반영했다는 점 또한 올해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별 기업 분사도 호재다.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와 건설장비 등 비조선 사업 부문을 모두 분사해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경영효율 개선과 비조선 부문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8개 사업 부문으로 이뤄진 거대한 조직 구조 때문에 인사, 임금, 성과 측정, 투자 의사결정 등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분할 신설 회사들이 속한 로봇산업·전기전자·건설장비 산업은 실적 대비 주가가 비교적 높게 평가받기 때문에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또한 손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그동안 무수익자산으로 취급해온 현대중공업 지분(8.0%)을 매각할 수 있어 새로운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각 사업 부문이 독자 생존을 위한 경영효율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2015~2016년 수주 부진 영향으로 인해 올해 2분기부터 실적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43% 떨어진 82억8000만달러를, 수주잔액은 29% 하락한 37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주잔액 감소는 특히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크게 발생하고 있으며 그 원인은 선박 과잉공급과 저유가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 전망은 전년과 비교해 나아졌지만 신규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는 데까지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실적 개선을 보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 실적이 충분히 정상화된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강력한 턴어라운드 기회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현대미포조선은 올 1분기부터,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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