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업계, 통신요금 인하 자율안...실효성 논란 증폭
입력 2008-02-04 16:45  | 수정 2008-02-04 16:45
인수위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이 사실상 업계 자율에 맡겨진 가운데,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신업체들은 장기 가입자 할인과 결합상품 등을 통해 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규해 기자!!

앵커1)
당초 인수위는 피부에 와닿는 통신요금 인하를 내걸었는데요. 업계 자율에 맡기는 방안이 사실상 굳어지고 있죠?

기자1)
네, 그렇습니다.


어제 인수위는 통신요금 인하와 관련된 구체적 방안을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변수가 있긴 하겠지만, 당초 통신료 20% 인하안에서 사실상 후퇴해 경쟁촉진을 통한 통신료 인하 방향으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 입니다.

사실상 통신료 인하를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수위의 발표가 있자마자, SK텔레콤과 KT가 곧바로 요금인하 방안을 내놨습니다.

장기 가입자와 결합 상품, 즉 한 회사의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요금 할인의 혜택을 주는 방안입니다.

먼저 SKT는 가족간의 등록만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가족 할인제와 장기가입 자에 대해 망내 할인율을 현행 50%에서 80%까지 높인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또 무선인터넷 월 정액료 할인을 확대하고 유무선과 인터넷 등을 결합한 상품을 하나로 텔레콤 인수가 마무리되는대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KT는 가정용 전화와 인터넷, IPTV 등을 묶어 요금을 내린 결합상품을 내놨습니다.

KT의 새 결합상품은 일반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필수로 선택하고, 다른 통신 서비스를 선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할인율은 약정 기간에 따라 인터넷과 일반전화, IPTV, 휴대전화는 기본료의 10%, 인터넷전화는 최대 50%까지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2)
SK텔레콤과 KT 등 유무선 통신 선두업체들이 요금인하 방안을 내놨는데요.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죠?

기자2)
네, 그렇습니다.

업체들의 통신료 인하 방안의 핵심은 장기 고객과 다양한 상품을 사용하는 가입자들의 혜택을 대폭 늘린 것입니다.

결국 충성도가 높을수록, 자사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수록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결합 상품 할인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경쟁이 이동통신 또는 유선통신 사업자간을 넘어 다른 업종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다른 업종, 다른 회사의 고객을 자신의 회사로 끌어오겠다는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SKT는 하나로 텔레콤 인수를 바탕으로 SKT와 초고속 인터넷, 유선 전화, 인터넷 전화 등을 아우르는 결합 상품 할인 전략을 취할 계획입니다.

KT역시 KTF와 함께 결합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본격적인 요금 경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입니다.

LG텔레콤과 LG데이콤, 파워콤 등도 그룹 차원의 결합 상품 할인을 통해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업체들이 가족 할인 상품 등을 통해 혜택을 받기 위해선 통신사를 옮겨오도록 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만큼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질문3)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각종 할인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실질적인 요금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이런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죠?

앵커2)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은 인수위가 강조해왔던 체감할 수 있는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선 가입비와 기본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이같은 부분을 제외한 채 업체들이 내놓은 할인 요금제는 눈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수치상의 할인율은 높지만, 기존 고객들이 받아왔던 혜택을 포기해야 새로운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만큼 실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오늘 SK텔레콤은 이번 할인요금 출시로 소비자들이 SMS 할인까지 포함해 연간 5100억원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2천 2백만명의 SK텔레콤 가입자 전체를 놓고 보면 1인당 월 약 2천원 정도의 요금 절감 효과가 있는 셈입니다.

이는 최대 9천원에서 적도 5천원 정도를 예상했던 20% 요금 인하안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이미 시행해온 SMS 할인을 제외할 경우, 할인폭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기존에 받고 있던 장기 할인 등 다른 상품에서 받았던 할인을 포기해야 하는만큼 실제 효과는 더 적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시민단체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추선희 / YMCA 간사
-"통신시장의 경우 공공재를 가지고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시장과 같이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작년 한해 이동통신사 3사의 원가보상율은 123%에 이르렀습니다. 적정이윤을 초과해 이윤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요금인하 혜택이 돌아가려면 가입비 할인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와함께 수혜층이 일부에게 편중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자금 여력이 풍부한 SKT 등 1위 사업자의 독점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4)
전체적인 혜택은 크지 않지만 소비자별로는 차이가 난다 이런 얘기인데요. 요금 특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4)
네, 업체별로 강점이 있는 부분을 강조한 할인상품이 계속 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족할인이나, 장기가입자, 결합 상품 뿐 아니라, 특정 타켓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할인 상품 등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자신의 통신 패턴이나 상황 등을 고려해 현재 나와있는 업체들의 각종 할인 요금제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진 셈입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정규해 기자와 함께 얘기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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