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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라팍의 변화…높은 ERA-낮은 WPCT
입력 2017-01-10 06:01 
이승엽은 지난해 대구상성라이온즈파크에서 12개의 홈런을 쳤다. 개인 한일 통산 600번째 홈런도 그 중 하나다. 외야 펜스가 높아지면, 현역 마지막 시즌을 앞둔 이승엽의 홈런 구경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삼성이 새 홈구장 입주 1년 만에 외야 펜스를 높인다. 홈런을 덜 치더라도 덜 맞겠다는 의미로 마운드의 안정화를 통한 홈 승률 상승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은 낙후된 시민야구장을 떠나 지난해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1년간 체험한 뒤 내린 결론은 외야 펜스 보수 공사였다.
라이온즈파크는 국내 최초의 팔각형 구조로 독특하다. 외야가 팔(八)자 모양으로 외야의 좌중간 및 우중간 거리가 타구장과 비교해 짧은 편이다. 홈런이 안 될 타구가 홈런이 됐다. 타자들은 타석에 섰을 때 외야 펜스까지 거리감이 짧게 느껴진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 라이온즈파크에서 66경기를 치러 65개의 홈런을 때렸다. 경기당 평균 1개가 안 된다. 반면, 9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홈런 손익 계산서가 -32로 매우 차이가 컸다. 또 다른 화약고인 인천행복드림구장의 경우, 집주인 SK는 +3(97홈런/94피홈런)이었다.
지난해 라이온즈파크에 등판한 삼성 투수는 총 24명. 그 가운데 21명이 피홈런을 경험했다. 김기태는 최다인 13개를 맞았으며 마무리투수 심창민도 홈런 4개를 허용했다. 홈런에 의해 막판 흐름이 묘하게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해 시즌 도중에도 라이온즈파크의 외야 펜스를 높이는 방향을 고민했다. 지휘봉을 새로 잡은 김한수 감독은 외야 펜스를 높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라이온즈파크의 외야 펜스 높이는 3.2m다. 롯데의 사직야구장(4.8m), kt의 수원케이티위즈파크(4m) 다음으로 높다. 삼성은 이를 1~2m가량 더 높일 계획이다. 최대 5.2m가 될 경우, KBO리그 구장 중 가장 외야 펜스가 높다.
라이온즈파크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삼성의 팀 타율은 0.298로 시즌 기록(0.294)보다 소폭 상승이다. 잘 쳤던 건 삼성만이 아니다. kt(0.333), SK, KIA(이상 0.327), LG(0.303) 등 4개 팀은 3할대였다. 넥센, 한화를 제외한 다른 7개 팀은 경기당 평균 홈런이 1개 이상이었다. kt의 경우 2.13개에 이르렀다.

이번 외야 펜스 보수 공사를 통해 투수의 불리함을 조금 더 지우겠다는 것. 마운드 강화는 삼성의 명가재건 프로젝트에 중요한 포인트다. 삼성의 지난해 라이온즈파크 팀 평균자책점은 5.78이었다. 시즌 기록(5.64)은 물론 포항야구장(5.37)보다 높은 수치다.
그만큼 홈에서 더 많이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점 줄이기는 삼성의 홈 승률과도 연결돼 있다. 삼성은 지난해 홈경기 성적이 34승 38패로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포항야구장 성적을 제외해도 31승 35패로 승패 차감 -4다. kt(28승 44패) 다음으로 홈 승률이 낮다. 삼성의 올해 과제 중 하나다. 반등하기 위해선 사자굴에서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마운드를 높이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지난해 라이온즈파크 최다 홈런(16개) 보유자 최형우(KIA)가 이적했다. 이원석, 강한울, 마우로 고메즈 등이 가세하고 이승엽(지난해 12개)가 건재하나 홈런은 더 이상 삼성의 강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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