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년 전 성폭행 사건'…검찰 끈질긴 수사로 유죄 판결
입력 2017-01-09 20:03  | 수정 2017-01-09 20:04
사진=연합뉴스
'4년 전 성폭행 사건'…검찰 끈질긴 수사로 유죄 판결



A양은 중학교 시절 학교 관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선생님들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후 A양은 학교를 자퇴하고 집안에 칩거하는 은둔생활에 들어갔습니다.

전혀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던 A양은 삶이 너무 힘들어 결백을 입증하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4년이 지나 2015년에야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는 "왜 이제야 얘기했느냐. 아빠가 도와줄 텐데…"라며 여수성폭력상담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자 A양 아버지는 가해자로부터 "내가 아는 형사들이 많다"며 고소 취하를 종용받는 등 2차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을 맡은 광주지검 순천지청 강현욱 검사는 당시 학교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성폭력 피해 이후 4년이 지난 후 어렵게 신고를 했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 이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어 매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강 검사는 당시의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끈질기게 벌여 사건의 내용을 파악했습니다.

치밀한 참고인 조사로 사건 이후 가해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했던 말들을 모두 되살려 내 범행 사실을 구체화했습니다.

마침내 이렇게 파악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가해자로부터 성폭행 사건의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A양은 신고 이후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검찰이 가해자를 기소한 이후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후유증에서 차츰 벗어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가해자는 지난해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4년이 지난 성폭력 사건을 추적해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을 끌어낸 강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 인권보장을 위한 수사·재판 과정의 디딤돌'에 뽑혔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겪는 인권침해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인물이나 기관들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에서 '디딤돌'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강 검사는 자칫 수면 아래에 가려질 수 있었던 아동·청소년 대상의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구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시상식은 오는 17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오선화 여수성폭력상담소장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검사가 피해자 인권 구제를 위해 노력한 인상 깊었던 사건"이라며 "검찰 수사와 유죄 판결 이후 피해자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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