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서거, `이란 정세 요동` 전망
입력 2017-01-09 16:39  | 수정 2017-01-10 17:08

이란 이슬람혁명 1세대로 보수파와 개혁파 진영을 넘나들며 '킹메이커'였던 아크바르 사혜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사진)이 사망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개혁파에 힘을 실어줬던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향후 이란 정국은 보수파 대 개혁파간 치열한 권력다툼이 재현될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1989년 7월 제5대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이어 1993년 재선에도 성공해 1997년까지 이란을 통치했다. 그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1세대로 이후 이란 정치계에 최고위직을 두루 거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이다.
이슬람혁명 직후 혁명 정부의 내무장관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듬해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으로 선출돼 9년간 재임하며 두 차례 대통령을 지낼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지대했다. 특히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이 있는 헌법기관인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1983년부터 사망 직전까지 무려 34년간 재직했다.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가까운 혁명동지였던 라프산자니는 여러 차례 대선 출마 등 정치적 행보로 하메네이와 멀어졌다.
하메네이와 멀어지는 그는 2013년 대선에서 중도개혁 노선을 표방한 하산 로하니 후보를 '깜짝 당선'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 이후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해 왔다. 로하니 대통령이 이슬람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방과 핵협상 타결을 이룰 수 있었던 데도 하메네이를 필두로 한 보수파를 견제한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라프산자니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잃은 개혁파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1월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해제됐지만 미국의 제한적인 해제로 경제성장은 정체상태다. 이를 겨냥해 하메네이로 상징되는 보수파는 미국과 로하니 정부를 비판해왔다. 이런 와중에 로하니의 '뒷배'였던 라프산자니의 사망은 향후 보수파로 힘의 균형추가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동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이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울 것이 예견된 만큼 개혁파는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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