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인 경기전망은 바닥, IMF 구제금융 수준까지 추락
입력 2017-01-09 16:28 

특검과 탄핵심판에 조기 대선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기업인들의 전망이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악화됐다. 또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도 외환위기 때의 3배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한국경제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직면했다는 불안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퍼펙트스톰이란 둘 이상의 태풍이 만나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뜻한다.
대한상의가 9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전분기에 비해 18포인트 급락한 68에 머물렀다.
BSI가 100보다 낮을 수록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인이 많다는 뜻이다. BSI 지수가 70이하로 떨어진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론 이번이 처음이다. 1998년 외환위기 때에도 3분기 연속으로 BSI가 70을 밑돌았다.
지난달 전국 24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상의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50.6%)의 기업인이 새해 경영방침을 '보수적 경영 기조'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보수 경영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상태 사업 유지'라는 응답이 65.1%였다. 새롭게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채용 역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채용규모와 관련한 질문에는 기업들 49.6%가 '채용규모를 작년과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도 전체의 22.7%에 달했다. 기업인들은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소비심리 회복'(55.7%, 복수응답)을 꼽았다.
한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한국경제학회·한미경제학회 주최, 매일경제 후원으로 열린 '한국경제 긴급진단' 토론회에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이 외환위기에 비해 3배에 달하고 있고, 이같은 불확실성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정책연구기관인 '폴리시언서튼티닷컴(policyuncertainty.com)'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정책 불확실성은 외환위기나 1994년 김일성 사망 때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는 미디어에 언급된 위험이나 불확실성을 근거로 산출된다. 권 원장은 "소비, 투자, 수출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퍼펙트스톰'이 다가오고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통상정책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한판 붙으면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보다 낮은 2.1%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카고 특별취재팀 / 서울 =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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