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일부 공무원들이 안경산업 지원기관인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내부 고발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9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최근 진흥원을 관리 감독하는 대구시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하고 회계 장부와 각종 서류 등을 확보해 관련 혐의 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시 일부 공무원들은 진흥원으로부터 선글라스, 안경 등 신제품이 출시되면 협찬을 강요하고 각종 광학 제품을 무상 지원 받아 이를 외부 기관이나 윗선에 선물로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진흥원으로부터 무상 지원 받은 광학 제품은 20여 차례, 시가로는 600만원 상당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자료 검토와 분석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대구시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광학 제품을 받아 대외 행사 등에 선물로 제공한 것은 맞지만 단순히 지역 제품 홍보용으로 사용했 뿐이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은 지난해부터 끊임없는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진흥원은 지난해 대구시 감사에서 회계 부정이 10건이나 적발됐고 이로 인해 전체 직원 20여 명 가운데 10여 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진흥원 내부에서도 각종 허위 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직원들 간 명예훼손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내부 갈등도 심각한 상태다. 진흥원은 매년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로부터 30여억원의 국·시비를 지원받아 운영 중이다. 진흥원은 대구지역 안경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시 지원, 마케팅, 연구개발 등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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