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서 임상2상 준비…`에이즈 백신의 꿈` 도전
입력 2017-01-09 15:00 

한국인 과학자와 한국 기업이 '에이즈 백신 개발'이라는 불가능한 도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스마젠은 개발 중인 '에이즈 백신(SAV0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기 위해 세계 2위의 임상시험 기관인 미국 콘밴스(Covance)사와 1400만달러 규모의 임상 2상 대행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시험을 승인받았고, 2013년 성공리에 마친 바 있다. 이번 임상 대행기관 계약은 FDA에 임상 2상시험 허가를 신청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스마젠이 개발 중인 에이즈 백신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전체 사독 에이즈백신(Killed-Whole-HIV vaccine)'이다. 소아마비 등 다른 질환에 적용된 백신의 원리를 에이즈 백신 개발에 접목시킨 것이다. 인체 내에서 HIV의 어떤 부분이 효과적으로 항체를 유도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스마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유전자 조작을 거친 전체 에이즈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배양한 후, 화학적인 방법과 방사능을 사용해 죽인 바이러스 그 자체(사백신)를 활용한다.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1상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보균자이지만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스마젠 관계자는 "임상 1상 결과 SAV001은 인체에서 독성과 부작용을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항체가 유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HIV 예방과 치료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가 증가한 점이 주목된다. 시험 대상자 대부분은 HIV-1 B 서브타입(subtype)이었는데, B뿐 아니라 A와 D 서브타입까지 '다양한 광범위 중화항체(Broad Spectrum Neutralizing Antibody)'가 형성되는 것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임상 결과는 세계 유수 의학학술지인 레트로바이러스학(Retrovirology)에 2016년 11월 30일 자로 게재됐다.
조중기 스마젠 대표는 "이 백신은 캐나다 온타리오대학의 강칠용 박사가 바이러스 및 백신개발에 평생을 바친 연구성과를 상용화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캐나다·한국·중국·인도·EU·아프리카 등 70여개국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임상 2상을 진행하면서 꾸준히 기술수출 논의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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