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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HOF 투표, 이번에는 `백지 투표` 등장
입력 2017-01-09 14:34  | 수정 2017-01-09 15:29
지난 2004년 7월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머레이 채스. 그는 이번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백지 투표를 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명예의 전당 투표. 이번에는 '백지 투표'까지 등장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회원들의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비공식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라이언 티보도(@NotMrTibbs)에 따르면, 머레이 채스라는 이름의 기자는 단 한 명도 표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BBWAA에 보냈다.
티보도에 따르면, 채스는 지난해 투표에서는 켄 그리피 주니어 한 명에게만 표를 던졌다. 그리고 그리피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며 후보에서 제외되자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단 한 표도 주지 않은 것. 이것은 투표에 불참하는 것과는 또 다른 형태의 의사표현이다.
1960년 피츠버그에서 AP통신 기자로 야구 취재를 시작, 이후 '뉴욕 타임즈'에서 오랜 시간 기자 생활을 한 그는 무엇이 불편해 이같은 투표를 했을까?
채스는 이 투표가 공개된 이후 자신의 홈페이지(www.murraychass.com)를 통해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버드 셀리그 전 커미셔너의 명예의 전당 입성 이후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금지약물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에 대한 기자들의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원로 위원회) 투표권자들이 실수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가치가 없는 이를 뽑았다고 해서 (기자들이) 이것을 이보다 더 못한 후보를 뽑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셀리그의 선발은 기자들이 아닌, 이른바 원로위원회라는 명예의 전당이 셀리그나 마빈 밀러(전 선수노조 사무총장)같은 이들을 뽑기 위해 만든 조직에서 선정한 것"이라며 원로위원회의 투표 결과가 기자들에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잘못된 선택을 외면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 모든 선수들을 외면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댈러스 모닝 뉴스'의 메이저리그 담당 기자인 에반 그랜트는 이 '백지 투표'에 대해 "모든 후보들을 벌주는 일"이라며 다분히 악의적인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스포팅 뉴스'의 제이슨 포스터는 칼럼을 통해 "규정에서 '최소한 한 명에게는 투표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는 이상, 규정에 어긋나지 않은 투표용지를 제출한 이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채스는 규정에 따른 투표를 했을뿐이라고 주장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채스는 명예의 전당 입성 멤버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03년 BBWAA가 선정한 J.G. 테일러 스핑크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 쿠퍼스타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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