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기 설계사 철퇴…첫 등록취소

보험사기를 저지른 보험설계사의 등록이 처음으로 취소됐다. 기존에는 보험사기가 적발되더라도 벌금만 내면 다시 보험을 모집하는 데 문제가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이 많았다.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에 연루된 보험설계사 4명에게 등록취소부터 업무정지에 달하는 제재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2014년 보험업법상 보험업 종사자 보험사기 행위에 대한 행정제재 근거 조항이 도입된 후 실제 이 조항에 근거한 처벌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금 청구서류를 위조해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낸 보험설계사 A씨는 설계사 등록이 취소됐다. A씨는 2014년 7월부터 9개월간 자신이 모집한 보험계약자들의 보험금청구서와 병원진단서, 진료비내역서 등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6개 보험사로부터 38회에 걸쳐 총 9302만원의 보험금을 부당으로 받아냈다가 적발됐다.
또 사고를 위장하거나 과장해 보험금을 편취한 3명은 업무정지 180일의 중징계를 받았다. 설계사 등록이 취소된 경우에는 향후 2년간 재등록이 금지된다.
보험사기를 저지른 설계사에 대한 처벌 수위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설계사들이 오히려 자신이 가진 보험 지식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만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번에 시범적으로 설계사 등록을 취소했는데 앞으로 처벌을 한층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