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시대 첫 북미 모터쇼, 대세는 `대형 RV`
입력 2017-01-08 16:21 

트럼프 정부 시대에 처음으로 열리는 북미 모터쇼를 대형 레저용 차량(RV)이 점령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미국의 친환경차 확장 정책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미국에 내놓는 게 큰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7)'가 9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공식 개막한다. 모터쇼는 9~10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1주일 전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2017'에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참여하고 이 곳에서 신기술을 공개함으로써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위상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를 만회하기라도 하듯 모터쇼 조직위원회는 개막 하루 전인 8일부터 '오토모빌-D'라는 이름으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기술 등을 주제로 한 행사를 연다. 여기에는 지난해 말 설립된 구글의 자율주행차 회사인 웨이모의 최고경영자(CEO) 존 크라프칙이 등장해 구글의 자율주행기술과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올해 모터쇼 참가업체들의 상당수는 대형 RV를 전시장의 주인공으로 꼽고 있다. 아우디는 새로운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8'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아우디 수석 디자이너 마르크 리히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 중 하나인 'Q8'은 SUV와 스포츠 쿠페의 장점을 합친 모델로 브랜드 내 플래그십 세단 'A8'과 유사한 역할을 맡는다. Q8은 메르세데스-벤츠의 GLE 쿠페, BMW X6와 경쟁하면서도 크기와 가격 기능면에서 이들 모델을 능가하겠다는 각오다.

캐딜락은 소형 버스급의 크기로 유명한 에스컬레이드를 전시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7인승 차량으로 기본형 모델도 길이 5m를 넘을 정도로 육중한 몸체를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은 6.2L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20마력, 최대토크 63.5kgm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후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볼보는 플래그십 왜건 모델인 더 뉴 V90을 북미 시장에 최초 공개한다. 볼보는 V90 출시로 올 뉴 XC90과 뉴 S90, V90 크로스컨트리를 잇는 90시리즈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인피니티도 중형 프리미엄 SUV인 QX50을, 혼다는 가족형 미니밴인 오딧세이의 5세대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쉐보레는 8인승 SUV 트래버스의 신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서 앞다퉈 플래그십 RV를 내놓는 것은 트럼프 시대의 도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당선 전부터 '친환경 정책은 사기'라고 비판하며 오바마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을 예고했다.
기아차는 올해 모터쇼 개막 전날인 8일 디트로이트 러셀 인더스트리얼 센터에서 스포츠 쿠페인 '스팅어'를 전격 공개한다. 프로젝트 CK로 잘 알려진 이 차는 제로백(시속 0에서 100km)이 5.1초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동력 성능을 테스트하는 등 담금질의 과정을 거쳤다.
2년 전 미국에서 디젤게이트로 된서리를 맞았던 폭스바겐은 '반성문 성격'의 전기차 콘셉트 I.D.를 선보인다. I.D. 콘셉트는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600km에 이른다. 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운전자가 차량 내부에서 폭스바겐 로고를 누르면 스티어링 휠은 대시보드 안으로 사라진다.
[디트로이트 = 이승훈 기자 / 서울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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