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촛불 폄하·가짜홍삼 물의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사퇴
입력 2017-01-06 14:23  | 수정 2017-01-06 17:16

건강보조식품 제조 유통업체인 천호식품의 김영식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촛불집회를 폄하했다가 사과한 데 이어 최근 가짜 홍삼제품의 유통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의를 빚은데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로 6일 회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사과문에서 "홍삼제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창업자로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등기이사와 회장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천호식품은 내부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84년 '천호식품'을 창업했다. 천호식품은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사업에 활기를 띠게 되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750억 원을 달성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종업원 수도 4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광고에 직접 출연해 '남자한테 참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는 유행어를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다자녀 가정에 출산용품과 현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출산장려 캠페인으로 주목받았다.
잘 나가던 회사는 지난해 11월 김 회장이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4일 온라인 카페에 '나라가 걱정됩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면서 "뉴스가 보기 싫어졌다. 촛불시위, 데모, 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친정부 보수단체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가 만든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동영상에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해 준 최 아무개의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이걸로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해서 되겠느냐. 나라를 망치자는 거냐. 대통령이 여자(최순실) 하나 잘못 쓸 수도 있는 거지. 대한민국이 좌파의 최면에 걸려 미쳐 날뛰고 있다"는 등의 주장이 담겼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 대표는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캡처된 관련 글은 SNS상에서 큰 논란을 빚었다.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달 3일에는 가짜 원료가 들어간 홍삼제품을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또 한 차례 사과했다. 천호식품에서 판매한 홍삼제품에 특정 업자가 공급한 가짜 원료가 포함됐고, 이 사실이 원료공급 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로 드러났다.
천호식품은 외부 원료 공급업체로부터 물엿과 캐러맬 색소가 섞인 불법홍삼농축액을 공급 받았으나 이를 검수를 하지 못하고 '100% 홍삼 농축액'으로 잘못 판매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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