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에 휘청한 태양광 산업 회복 조짐…찻잔 속 태풍되나
입력 2017-01-06 10:08  | 수정 2017-01-06 10:56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패닉에 빠졌던 태양광 산업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격히 떨어지던 태양전지 가격은 낙폭이 줄었고, 미국 내 혁신기업들도 태양광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태양광산업 분석업체 PV인사이트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태양전지 셀과 모듈의 현물은 각각 와트당 0.213달러와 0.358달러에 거래됐다. 전주보다 0.93%와 0.56% 하락한 가격이다. 직전 한 달 동안 태양전지 가격은 매주 1~3%씩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주 하락폭이 1% 이하로 줄었다.
태양전지 가격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신재생에너지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는 정책에 나서면서 태양광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위적인 성장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태양광 정책"이라며 "대규모 발전 설비를 중심으로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산업의 위축이 미국 경기를 부양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태양광산협회는 태양광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20만9000명으로 석탄 산업보다 2배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오는 2019년까지 버팔로 지역에 1억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고 1400여명을 고용하겠다고 공언했다. 테슬라의 배터리 파트너인 파나소닉도 이 공장에 2억56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애플·구글 등 미국의 혁신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애플은 회사가 소유한 건물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자체조달하고 남는 전기를 팔기 위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로부터 태양광 전기 판매 승인까지 받았다. 구글도 올해부터 전 세계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지난달 12월 발표했다.
혁신기업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 2010년과 비교해 태양광발전의 발전 비용은 약 80% 감소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IT기업들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더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실제 일조량이 풍부한 사막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면 발전단가가 킬로와트시(KWh) 당 2.4센트(약 27.5원)에 불과하다. 가장 저렴하다는 원자력 발전의 발전단가(2015년 기준 KWh당 62.69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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