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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던 주택담보대출 확 꺾여…한달새 3.1조서 1800억으로
입력 2017-01-04 17:55 
지난 한 해 동안 월평균 2조6000억원씩 급증하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난해 12월에 확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 강화와 함께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둔화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잇단 분양규제 강화 조치로 일부 아파트 사업장 분양이 올해 이후로 지연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4일 발표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0조8190억원으로 전달(380조6383억원)보다 180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월평균 증가액이 2조647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은행들이 관련 통계를 보유한 2010년 이래 12월 증가액 기준 최저치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든 점도 대출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상승과 대출심사 강화 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는 9465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작년 부동산 시장 활황을 이끈 재건축과 청약 시장이 정부 부동산 규제로 얼어붙은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분양한 아파트 79개 단지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7.3대1로 집계됐다. 작년 10월(20.5대1), 11월(18.2대1)보다 크게 낮아진 셈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겨울 비수기에 집단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자 심리가 얼어붙어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 전망이 관망세에 들어가면서 대출이 줄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의 12월 집단대출 증가액은 2015년 1조241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802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2015년 12월 한 달간 5251억원 증가했던 신한은행 집단대출은 지난해 12월 기준 4962억원 감소세로 전환됐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대까지 치솟으면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순수고정금리가 보장되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로 대출 수요가 몰린 것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쪼그라든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은행들이 가계 주택대출의 고삐를 더 조일 전망이어서 갈수록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이 전망한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37로 전 분기(13) 대비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2003년 3분기(44) 이후 최악이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신용위험 악화를 감안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깐깐한 대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손동우 기자 /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 부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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