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부, 12일 귀국 앞둔 반기문 환영행사 고심…'정치적 논란 불러올까' 우려
입력 2017-01-04 11:48 
반기문 12일 귀국 / 사진=MBN
외교부, 12일 귀국 앞둔 반기문 환영행사 고심…'정치적 논란 불러올까' 우려


외교부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 환영행사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입니다.

지난 연말을 끝으로 10년간의 임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뉴욕 현지시간으로 3일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오는 12일 오후(한국시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신년 인사차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 귀국시 환영행사를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유엔사무총장으로서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여하고 국가 이미지를 제고한 반 총장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 출신의 첫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특히 재임 기간 반 전 총장의 존재가 한국외교에는 유엔 무대에서 비빌 언덕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점을 평가한 발언으로 풀이됐습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사실상 유력 대선후보 가운데 한 명이라는 점이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외교부 차원의 예우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10년 간 유엔사무총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반 전 총장에 대한 예우가 자칫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외교부의 고민입니다.

너무 가까이할 수도, 너무 멀리할 수도 없는 일종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 같은 상황인 셈입니다.

윤 장관이 반 전 총장 귀국 때 모종의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행여나 잘못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외교 차원에 국한해서 하더라도 해야 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형식은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4일 "(반 전 총장 환영과 관련해) 검토는 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하더라도) 성대한 그런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당국자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 10년간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정치적 상황이 아니면 당연히 환영회든 뭐든 하는 게 맞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교부가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한국외교협회를 통한 '반기문 맞이'도 대안으로 꼽힙니다.

실제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한국외교협회 관련 일정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외교협회는 1971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전·현직 외교관들이 정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민간 차원에서 국가외교 수행을 지원하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 향상과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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