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발 고속철 SRT가 이용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고속철 운영사 SR은 삼성서울병원 등 SRT 수서역 인근 대형병원과 연계해 의료 목적으로 고속철을 이용하는 승객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3일 SR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SRT 누적 이용객은 104만3238명으로 지난달 9일 개통한지 24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하루 평균 4만3468명이 이용한 실적으로 SRT를 개통하면서 예측했던 주중 기준의 일간 승객 4만5662명에 근접한 수치다. SR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수서 고속철 이용객이 늘고 있다"면서 "그동안 고속버스를 이용하던 강남권 승객이 대거 수서 고속철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SRT가 예상 보다 빠르게 안착하는 가운데 SR은 강남권 잠재 수요를 발굴해내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등 강남권 대형 병원을 이용하려고 하는 지방 고객들이 잠재적으로 확보 가능한 수요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기준으로 KTX 이용객 가운데 1.4%는 의료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SR은 이 같은 승객 수요가 KTX 서울역에서 자동차로 20~30분 거리에 떨어진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병원을 이용한 환자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SRT 수서역이 보다 활성화되면 수서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 등도 선호대상이다. 짧은 이동 거리를 무기로 지방 의료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이를 반영해 삼성서울병원은 이달말 SRT 수서역에 건강라운지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승객들은 열차 대기 시간을 이용해 건강 상태를 무료로 검사할 수 있다. 또한 만약 SRT 이용객 가운데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수서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 밖에 삼성서울병원은 지하철 3호선 일원역까지 운행하던 셔틀 버스를 지난달 SRT 개통에 맞춰 수서역으로 늘렸고, 강남성모병원도 이에 발맞춰 최근 수서역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서울 강남권과 지방의 연계가 수서 고속철 개통으로 활발해지면서 향후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R 관계자는 "고속철 개통으로 의료와 쇼핑과 같은 서비스 수요를 서울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기우"라며 "KTX 사례만 봐도 상호 연계가 강화해 경제 효과가 커졌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밝혔다. 지방이 서울과 경쟁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좋아져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결과적으로 지방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월간교통 12월호'에 따르면 SRT 수서역 개통으로 교통 편익만 연간 200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계획단계부터 수서발 고속철은 강남권 교통의 메카로 키울 계획이었다"면서 "KTX는 승객이 많이 줄지 않았고 고속버스 승객 감소는 얼마나 되는지 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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