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개의 `WAVE` 넘은 증권가…아듀 2016
입력 2016-12-30 15:51 
올해 '병신년(丙申年)' 증권업계도 조용하지 않았다.
초대형 증권사와 소형 증권사로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고 이 과정에서 자본 규모 기준 증권사 순위도 요동쳤다. 거래량이 확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증권사들은 자산관리, 주식담보대출 등 소위 '돈 되는 사업'에 공을 들였다. 한미약품 공매도 사건 등 시장 신뢰를 추락시키는 사건이 잇달아 터졌다.
이에 30일 매일경제신문은 시장 전문가 등의 의견을 구해 올 한 해 증권업계의 키워드를 'WAVE(파도)'로 꼽았다. 코스피가 6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증권사의 가장 큰 업무였던 주식 중개업무는 크게 약화했다. 대신 증권사들은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업무를 크게 강화했다.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Add to Capital)'을 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시장에서는 '범죄 투자행위(Vice Investment)'가 사라지지 않으며 또다시 시장 신뢰에 먹구름이 끼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본사를 증권가 중심지인 '여의도를 벗어나(Escape from Yeouido)' 사대문 안으로 옮겼다.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종합 자산관리(WM) 업무에 힘을 싣고 있다. 고객들을 붙잡고 점포 운영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은 여의도·광화문·삼성동 3개 지역에 초대형 거점 점포를 신설했다. 이 점포에는 세무·법률 전문가를 배치해 개별 지점에서 할 수 없었던 전문적인 자산관리 상담을 할 수 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13일 서울에 대형 통합 점포 3개를 열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의 초대형 증권사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몸부림이 극대화되면서 자기자본 기준 순위는 요동쳤다. 2015년 말 4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3위로 올라섰다. 30일에는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 6조7000억원의 1위 증권사이자 국내 5위 금융사로 돛을 올렸다.
'한미약품 공매도' 사건은 올 한 해 증권가의 가장 씁쓸한 사건이었다. 증권사들까지 줄줄이 이번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난 10월 검찰은 증권사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여의도 증권가를 흔들어놨다. 2016년은 여의도 터줏대감이던 증권사들이 본사를 옮긴 해이기도 하다. 32년간 여의도를 지켰던 대신증권은 본사를 서울 명동으로 옮겼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지난 26일부터 명동 신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다. 대우증권도 미래에셋에 합병되면서 최근 서울 을지로 센터원으로 이동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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