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發 달러 강세…환테크 어떻게
최근 국내 소비자 몇 명이 베네수엘라 마이크로소프트(MS) 홈페이지에서 원가의 100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윈도10을 예약했다.
현지 화폐인 볼리바르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볼리바르로 정가가 매겨진 윈도 값도 원화로 환산하자 크게 떨어졌고 이 같은 환율 변동을 겨냥해 구매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거래는 베네수엘라 MS 측의 내부 거래망에 포착됐고 비정상적인 거래라는 판단에 따라 모두 구매가 취소됐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신흥국가의 환율 변동을 잘 활용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반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주식시장도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화 변동성을 겨냥해 수익을 노리는 환테크가 글로벌 시장의 혼동기에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환테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외화예금 계좌를 만들어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가 쌀 때 미리 환전해서 통장에 넣어두었다가 통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노리고 파는 것이다. 가입 시점과 만기 시점의 환율 차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환테크 관점에서 신흥시장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면 변동성이 크거나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시장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의 통화는 오히려 달러보다 더 가치가 더 올랐다. 고재필 하나은행 PB팀장은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정책이 발표된 이후 원자재가 풍부한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러시아와 폴란드를 추천했다. 특히 "폴란드는 동유럽에서 안정적으로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가이고 향후 유로권 안정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달러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달러 표시 금융상품을 적절히 이용해 수익률도 높이고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 고재필 팀장은 투자 위험도가 높아지는 순으로 달러 예금, 증권사 달러 RP, 달러 표시 ETF, 달러 표시 ELS를 추천했다. 달러 예금은 원금이 5000만원까지 보장돼 안전하고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이지만 금리가 매우 낮다. 반면 달러 표시 RP는 안정적인 데다가 달러 예금보다 수익률도 높아 최근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달러 표시 ETF는 어느 나라의 기초자산을 따르는지에 따라 주식형(선진국, 신흥국), 채권형(선진국, 신흥국)으로 나뉜다. 고재필 팀장은 "신흥국 주식형 ETF를 주목할 만하다"며 "특히 러시아의 경우 원자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올해 경제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견고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테크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만큼 다른 투자와 달리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민경원 연구원은 "분산 투자 필수"라며 "외환은 변동성이 큰 만큼 여러 상품 혹은 환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매도·매수 시에도 분할매수·매도를 권한다"면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고재필 팀장은 "기본적으로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환테크 관점에서 환 혹은 상품에 투자한다면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 하기보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보유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환전을 통한 직접투자 혹은 외화예금의 경우 환전 수수료도 상당한 만큼 이를 비용으로 고려해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트럼프 집권 이후 정책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기존 달러 보유자도 달러를 매도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민경원 연구원은 "강 달러 기조가 지속되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분할매도를 통해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역시 급변동하는 외환시장에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바로 분할 매수다. 투자 대상을 여러 나라로 구분한 뒤 장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최근 약세를 보이는 일본·유럽 등 선진국 통화는 새해 하반기 미국 달러의 약세 전환에 따라 상승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재필 팀장은 "브렉시트 이후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와 1대1 교환이 이뤄질 정도가 됐다는 말이 많지만 최근 경제적 차원에서 느슨한 정도라도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영국 내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는 다시 가치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연구원은 "엔화의 경우 최근 통화 공급을 줄인다는 BOJ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이 크지 않고, 강력한 재정정책도 예상되는 만큼 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외환을 달러 엔화 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 신흥국 통화로 구분한 뒤 각각의 추세를 예측해 새해 환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한다. 우선 달러화 가치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강세가 지속되면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하지만 대체로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지만 하반기에는 조정국면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오버슈팅된 달러는 정책·예산이 수립된 뒤 2분기로 넘어가면 하락한다"며 "하한은 1140원 정도까지 예상한다"고 했다.
※도움 주신 분=고재필 KEB하나은행 PB팀장, 민경원 NH선물 연구원, 박대범 농협은행 WM,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국내 소비자 몇 명이 베네수엘라 마이크로소프트(MS) 홈페이지에서 원가의 100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윈도10을 예약했다.
현지 화폐인 볼리바르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볼리바르로 정가가 매겨진 윈도 값도 원화로 환산하자 크게 떨어졌고 이 같은 환율 변동을 겨냥해 구매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거래는 베네수엘라 MS 측의 내부 거래망에 포착됐고 비정상적인 거래라는 판단에 따라 모두 구매가 취소됐다. 극단적인 경우지만 신흥국가의 환율 변동을 잘 활용하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반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하락하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주식시장도 뚜렷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화 변동성을 겨냥해 수익을 노리는 환테크가 글로벌 시장의 혼동기에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환테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외화예금 계좌를 만들어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가 쌀 때 미리 환전해서 통장에 넣어두었다가 통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노리고 파는 것이다. 가입 시점과 만기 시점의 환율 차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환테크 관점에서 신흥시장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면 변동성이 크거나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시장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의 통화는 오히려 달러보다 더 가치가 더 올랐다. 고재필 하나은행 PB팀장은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정책이 발표된 이후 원자재가 풍부한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러시아와 폴란드를 추천했다. 특히 "폴란드는 동유럽에서 안정적으로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가이고 향후 유로권 안정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달러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달러 표시 금융상품을 적절히 이용해 수익률도 높이고 변동성도 줄일 수 있다. 고재필 팀장은 투자 위험도가 높아지는 순으로 달러 예금, 증권사 달러 RP, 달러 표시 ETF, 달러 표시 ELS를 추천했다. 달러 예금은 원금이 5000만원까지 보장돼 안전하고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이지만 금리가 매우 낮다. 반면 달러 표시 RP는 안정적인 데다가 달러 예금보다 수익률도 높아 최근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 달러 표시 ETF는 어느 나라의 기초자산을 따르는지에 따라 주식형(선진국, 신흥국), 채권형(선진국, 신흥국)으로 나뉜다. 고재필 팀장은 "신흥국 주식형 ETF를 주목할 만하다"며 "특히 러시아의 경우 원자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올해 경제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견고한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테크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만큼 다른 투자와 달리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민경원 연구원은 "분산 투자 필수"라며 "외환은 변동성이 큰 만큼 여러 상품 혹은 환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매도·매수 시에도 분할매수·매도를 권한다"면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고재필 팀장은 "기본적으로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환테크 관점에서 환 혹은 상품에 투자한다면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 하기보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보유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환전을 통한 직접투자 혹은 외화예금의 경우 환전 수수료도 상당한 만큼 이를 비용으로 고려해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트럼프 집권 이후 정책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기존 달러 보유자도 달러를 매도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민경원 연구원은 "강 달러 기조가 지속되지만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분할매도를 통해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역시 급변동하는 외환시장에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바로 분할 매수다. 투자 대상을 여러 나라로 구분한 뒤 장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최근 약세를 보이는 일본·유럽 등 선진국 통화는 새해 하반기 미국 달러의 약세 전환에 따라 상승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재필 팀장은 "브렉시트 이후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달러와 1대1 교환이 이뤄질 정도가 됐다는 말이 많지만 최근 경제적 차원에서 느슨한 정도라도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영국 내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유로화는 다시 가치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연구원은 "엔화의 경우 최근 통화 공급을 줄인다는 BOJ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변동이 크지 않고, 강력한 재정정책도 예상되는 만큼 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외환을 달러 엔화 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 신흥국 통화로 구분한 뒤 각각의 추세를 예측해 새해 환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한다. 우선 달러화 가치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강세가 지속되면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하지만 대체로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지만 하반기에는 조정국면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오버슈팅된 달러는 정책·예산이 수립된 뒤 2분기로 넘어가면 하락한다"며 "하한은 1140원 정도까지 예상한다"고 했다.
※도움 주신 분=고재필 KEB하나은행 PB팀장, 민경원 NH선물 연구원, 박대범 농협은행 WM,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 유신익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