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 시무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30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일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차원에서 각사 CEO 주재로 시무식을 시행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그룹 출범 이후 매년 정몽구 회장의 주재 하에 그룹 차원에서 시무식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은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 모여 정 회장의 신년사로 한 해의 업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정몽구 회장은 새해 판매 목표와 전략 등 신년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51개 계열사가 별도로 시무식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항상 현대·기아차가 그룹차원으로 발표하던 한 해 판매 목표도 현대차, 기아차의 시무식에서 각각 별도로 공개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16년 만에 시무식 형태에 변화를 준 것은 국내외 경영상황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한 해 내수 시장에서 신차 효과를 앞세운 외국계 기업들의 성장으로 점유율이 최초로 60%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치열해지는 경쟁과 불안해진 경제 상황 탓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보다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달 열린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는 역대 최초로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 자유 토론 형태로 진행했다. 현지 상황에 정통한 법인장 개개인의 의견을 최대한 공유하며 입체적인 결론을 내보자는 취지였다. 정몽구 회장의 지시를 거의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던 과거와 달리 자율성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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