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순실, 정호성에 "국정 신경 쓰느라 머리 아파" 짜증
입력 2016-12-30 09:39  | 수정 2016-12-31 10:08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기소)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기소)에게 "국정에 신경 쓰느라 머리가 아프다"며 거듭 짜증을 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같은 언급이 사실일 경우 최씨의 국정 개입 여부가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검찰로부터 받은 정 전 비서관 휴대폰 녹음파일에서 이같은 내용의 녹음파일이 발견됐다.
이 파일에는 지난 2013년 10월께 박근혜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을 앞두고 최씨가 "(아무 언급 없이 대통령이 순방을 가면) 놀러 다니는 것처럼만 보인다. 정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떠나야 한다"며 "수석비서관 회의를 하고 가자"고 하는 등의 지시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최씨는 이같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소집을 지시하는 등 국정에 개입하면서 "(국정에 신경 쓰느라) 머리가 아프다"며 짜증을 낸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최씨는 또 회의 안건이나 박 대통령의 발언을 가다듬어주는 등 지시를 하는 도중 여러 차례 "머리가 아프다"며 정 전 비서관에게 짜증을 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에게 "알겠습니다", "네, 선생님" 등의 답변만 했고, 최씨의 짜증도 순순히 받아들이면서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씨는 정 비서관의 답이 늦어지거나 반응이 소극적일 때는 큰 목소리도 다그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최씨의 발언에 대해 "할 일도 많은데 국정의 이런저런 일까지 챙기느라 힘드니 아무 말 하지 말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라는 의미"라며 "최씨가 국정 전반을 다 챙기고 있었던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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