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체 생산한 태블릿 PC를 이용해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독일 보안업체 ERNW의 플로리안 그루나우 연구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 매체 마더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울림'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태블릿 PC는 북한이 언론을 철저히 통제하고 사용자를 감시하며, 북한 당국의 선전 역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울림은 지난 2015년 공개된 북한의 최신 태블릿 PC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외관상 작고 하얀 국내 일반 태블릿 PC와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하드웨어는 중국 선전에 위치한 제조 공장 후주에서 만들어진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정부는 이 하드웨어에 와이파이, 블루투스 기능을 삭제했으며, 자체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위에 얹었다고 마더보드는 보도했다.
이 태블릿 PC 안에는 PDF 파일로 된 사용설명서가 들어있다. 이 설명서에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무선 접속이 가능하고, TV까지 볼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사전 등 몇몇 교육용 앱이 들어 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키보드 타자 치는 법', '앵그리 버드'게임 등과 같은 앱도 담았다.
하지만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앱, 문서 파일 등을 열거나 업로드할 수 없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그루나우 연구원은 "북한은 태블릿에서 문서작성까지 감시하고 있다"며 "모든 파일에 인증 시스템이 사용돼 영화를 보거나 문서를 열어보려고 해도 내부 인증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증 기술을 통해 누가 태블릿으로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어떤 문서를 수정했는지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태블릿 PC와 달리 울림은 APK(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확장)프로그램이 열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루노우 연구원은 "북한 내 일반 태블릿 사용자는 이 인증 시스템을 벗어날 수 없다"며 "북한의 감시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울림은 사용자가 앱을 열때마다 스크린샷을 찍어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노우 연구원은 "이는 그들(북한 당국)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있다는 명백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태블릿 PC를 북한 내에서 어떤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루노우 연구원은 "울림에 들어가는 중국 공장에서 제조한 하드웨어는 160~200유로 정도"라며 "북한 내에서 태블릿 PC는 이보다 더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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