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계란 한 판에 1만원 호가…"계란이 고기보다 비싸"
입력 2016-12-28 16:54  | 수정 2016-12-29 17:08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계란 한 판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특란 한 판(30개)의 소비자 가격은 전국 평균 7510원으로 한 달 전(5410원)보다 38.8% 올랐다.
하지만 AI 발생 이전에 하루 4200만개씩 공급되던 계란이 최근에는 3000만개 이하로 줄어든 데다 저렴한 가격대의 계란부터 바닥나면서 실제 시중에 남아 있는 계란값은 한 판당 1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의 한 마트에서는 28일 오전 계란 한 판을 1만800원에 판매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인천 지역의 중·소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값은 현재 9000∼1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 서구에 있는 한 동네상점은 AI 발생 전 도매상으로부터 한 번에 100판까지 공급받던 계란을 요즘은 최대 10판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가도 급등해서 한 달 전 5300원이던 계란 한 판 소매가를 8800원으로 올렸다.
이 마트 업주는 "부산에 주로 유통되는 계란은 양산 지역에서 공급되는데, 이곳이 AI에 뚫리면서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며 "경남 합천이나 남해 쪽도 AI가 퍼져 계란 한 판 값이 1만원을 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계란 수급 사정이 나은 편인 대형마트들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 "전국 118개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계란 소비자가를 평균 5.2%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기존에 4950원이던 15개들이 행복생생란 한 판의 소비자가는 5400원으로 올랐다.
홈플러스도 전날 전국 142개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계란 소비자가를 평균 4.5% 추가 인상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에 판매하는 계란 한 판(대란 기준) 소비자가는 기존 6990원에서 7290원으로 뛰었다.
정부는 AI 여파로 계란값이 치솟는 위기 상황을 틈타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올리는 '얌체' 유통 및 제빵업체가 있는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란 수요량의 20% 정도가 가공품 등 업체 수요인데, 계란이 부족하다고 해서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어 수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26일 서울과 경기 지역 8개 유통업체를 점검한 결과 규모가 작은 중소형 마트의 가격 상승 폭이 대형마트 등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김 장관은 "현재도 연간 계란 가공품 2100t 정도가 수입되고 있어 이걸 이용하면 빵을 제조할 수 있는데도 계란 가격이 올라갔다는 핑계로 제품 가격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봐야 한다"며 "계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이 모자란다고 하면 2~3배로 가격이 뛰는 등 올라갈 요인이 있으면 빠르게 올리고, 내려갈 요인이 있음에도 천천히 내리는 구조가 굳어져 있어 이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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