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회사채도 사모 전성시대…올해 사모회사채 293건, 작년 2배
입력 2016-12-27 17:37  | 수정 2016-12-27 20:28
국내 기업들이 올해 자금조달을 위해 공모보다는 사모 형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시장이 불안하고 기업 신용도가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발행이 쉬운 사모채로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사모채는 모두 293건으로 지난해 139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올해 사모채 발행 규모는 4조5700억원으로 지난해 발행된 5조1100억원보다 10%가량 줄었다. 지난해 일부 기업들이 재무 개선을 위해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기 때문이다. 영구채 발행을 제외하면 올해와 지난해 사모채 발행 금액은 각각 3조9000억원과 4조800억원으로 유사한 수준이다. 발행 건수는 급증했지만 발행 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은 올해 신용도가 하락한 기업들이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회사채 발행액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 공모채 발행량은 작년 35조원에서 올해 25조원 수준으로 28.6% 감소했다. 공모채 발행 건수도 지난해 377건에서 올해 368건으로 소폭 줄었다.
기업들의 사모채 발행 건수가 급증한 것은 공모채보다 절차가 간소하고 투자자 모집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사모채는 50명 미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사모 발행 시에는 공모 발행에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사전 수요조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기업 신용도가 하락 추세에 있는 현시점에서 사모 발행이 기업들에 각광받는 이유로 분석된다. 공모 발행에서는 회사채 발행 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해 발행금리를 결정한다. 만약 투자자들이 수요조사에 불참해 목표 발행금액보다 수요가 적으면 비우량 기업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이에 비해 사모 발행은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해 금리를 정한다. 경쟁입찰인 공모 발행보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이 같은 평판 위험이나 발행 실패 위험에서 자유롭다. 신용평가사들이 내년에도 국내 기업 신용도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만큼 기업들의 사모 발행 선호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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