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탄핵심판 첫 변론 내년 1월 3일
입력 2016-12-27 16:39  | 수정 2016-12-27 16:59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리를 맡고 있는 헌법재판소(소장 박한철)가 내년 1월 3일 첫 변론을 연다. 본격적인 변론에 앞서 대통령 측은 탄핵 사유와 관련해 16곳이 넘는 기관에 일일이 사실조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헌재에서 열린 탄핵 심판 두 번째 준비절차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최순실 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기관에 대해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또 재단 출연 기업들에게는 출연 동기가 무엇인지, 미출연 기업들에게는 어떤 불이익을 받았는지,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에게는 왜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했는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달라고 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게는 설립 목적과 운영 내역, 후원 현황, 해산 절차가 지연되는 이유 등에 대해 조목조목 물었다. 전경련을 상대로는 설립 이래 지금까지 회원사들을 위해 100억원 이상 출연한 내역과 그 경위를 밝히라고 했다.
이를 두고 국회 측은 '시간 끌기' 전략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소추위원 측 대리인은 "사실을 조회하려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조회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기관들이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의견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은 사실조회가 오히려 심리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증인을 전부 법정에 세워 신문절차를 거치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사실 조회는 신문을 더 신속하게 하겠다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증인 신문은 일일이 '전화 통화'를 하는 과정처럼 번거롭지만, 사실 조회는 한꺼번에 '문자 발송'으로 답변을 받듯이 간단하다는 설명이다.
헌재 수명 재판부는 이 같은 의견 대립에 대해 "재판부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측은 아울러 헌재가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을 믿을 수 없다며 증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 측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57·사법연수원 15기)는 "검찰 수사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는 취지에 법조계 대부분이 동의한다"며 "수사기록이 아닌 공개된 법정에서 논의되는게 훨씬 더 공정하고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심판이 형사재판을 준용하기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 증거 조사가 처음부터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또 형사재판과 마찬가지로 탄핵심판에 대통령이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본인 출석 여부에 대해 "헌재법에 대통령 없이도 탄핵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고, 현재로서 지극히 불가능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오지 않고도 모든 사실을 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을 조만간 만날 계획이며, '세월호 7시간'도 시간이 지나면 명쾌하게 설명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추위원 측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직책성실수행 의무도 위반했다며 새로운 법리를 추가로 적용했다 한편 헌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본격 심리하는 첫 변론을 다음달 3일 열기로 했다. 두 번째 변론 기일도 다음달 5일로 미리 잡아 심리 진행이 속도감 있게 전개될 전망이다. 마지막 3차 준비절차기일은 오는 30일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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